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 오직 나의 행복을 위한 마음 충전 에세이
삼각커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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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예술가이고 싶고 사업가처럼 호탕하게 벌고 쓰며 살고 싶지만, 가난한 예술가로 허리띠를 졸라매며 자영업자로 살아가고 있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삼각커피의 에세이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태풍에 휩쓸려 날아가는 엑스트라 57번 같은 인생처럼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날들을 씩씩하게 살아가는 기록이 담긴 책입니다. 완전히 우울하지도, 그렇다고 행복하지도 않은 오늘을 보내는 이들에게 전하는 삼각커피의 글과 그림이 잔잔한 응원이 되어 다가옵니다.


"네 나이면 통장에 오천은 있어야지. 그동안 뭐 했어?!!" 이런 말을 들으면 간신히 지키고 있는 자존감의 뿌리가 흔들립니다. 천만 원이라도 있다면 좋겠지만, 독립을 하고 싶어도 독립할 돈이 없습니다. 마음 편히 쉴 나만의 공간에 대한 절실한 희망뿐입니다.


삼각커피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예전 같으면 딸의 입장에서 공감했을 텐데 이번엔 부모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바라봅니다. 몇 년 후면 성인이 될 아들이 경제적 독립을 못하는 상황을 그려봅니다. 나도 이렇게 잔소리를 하는 날이 오진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미래에 대한 막막함과 불안감을 안은 자식을 두고 처량한 마음만큼은 안기지 않도록 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지금은 젊음을 핑계로 어떻게든 피하더라도 지금 안 힘들면 앞으로는 더 힘들 거라는 생각에 이르는 삼각커피. 꿈과 현실의 경계에 서성이는 작가로 살면서 동시에 생존을 위한 수입 활동을 하는 자영업자가 되기까지 결국 선택의 책임과 뒷수습을 스스로 감당해내는 삶을 살아갑니다.


소소한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는 삶에서 자존감 무너뜨리는 말을 듣는 날이 있는가 하면, 딱딱 잘 풀리는 잔잔한 인상의 순간들이 나의 자신감이 될 원석처럼 귀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순간들이 모이면 세상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합니다.


"왜 난 많이 일하고 적게 벌까…" 엉망진창인 생활이라도 소소한 것부터 바꿔봅니다. 그냥 두고 흘려보내지 말고 내 시간의 주도권을 내가 갖기로 합니다. 더불어 소소하게 소비습관을 바꿔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습관적 영상 시청을 막기 위한 넷플릭스 가입과 탈퇴를 반복하는 건 저도 그렇게 하고 있어서 동질감이 생기더라고요. 3개월 정도 쉬었다가 재결제하면 딱 제 취향에 맞는 영상을 적당히 몰아보기 할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거든요.


"내일 더 잘할 수 있어. 오늘도 고생했어. 토닥토닥." - 책 속에서


연애든 우정이든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있는 척을 다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마냥 밝은 사람으로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결국 괴리감과 열등감이 상당했음을 지나고서야 깨닫습니다.


어떻게든 될 대로 되겠지로 살면서 놓아 버린 삶은 누가 대신 바로잡아 주지 않았습니다. 결과에 항상 책임을 져야 하는 건 결국 나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만 불안정한 생활을 하는 것도 여전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내면의 소리를 주의 깊게 애정을 담아 들여다보기로 합니다.


"에너지는 감정보단 머리에 쓰자. 마음을 쉬게 해 주자." - 책 속에서


잘 될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오히려 의지와 열정을 갉아먹을 뿐. 행복해 보이고 싶어서 눈에 바로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하기 일쑤였던 마음을 이젠 오직 나를 위한 행복에 초점 맞춰 봅니다. 퇴근 후 지친 심신을 평안히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든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아침에 5분만 부지런히 방 정리를 하고 출근하는 겁니다. 그러면 더 나은 컨디션을 위해 퇴근 후 잠들기까지의 시간이 충만해진다는 걸 보여줍니다.


스트레스를 대하는 태도에 관한 마음가짐도 배울 만합니다. 무식하게 문제를 피하거나 견디는 게 아니라 비가 오면 우산을 펼치고 비를 피하듯, 비가 그치길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꿈, 직업, 인간관계에 닥친 위기에서 휘청이기도 하면서 다시 한 걸음 나아가게 만들어 주는 작은 순간들을 그려낸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자신의 삶을 하찮게 취급하지 않고 앞으로의 삶을 위한 단계이자 미래의 나를 더 잘 되게 해 줄 과거의 경험으로 대하는 것. 그 용기가 지금 애매한 삶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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