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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소스. - 생각하고 싶을 때 읽고 쓰는
김소희 지음 / BOOKULOVE(북유럽) / 202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독립출판물로 나왔다가 입소문 타고 정식 출간으로 이어진 책 <생각 소스.> 화제의 책이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네요. 두고두고 들여다볼만한 책입니다. 기획자이자 마케터인 김소희 저자. 아이디어의 원천은 일상의 재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기록에 있다는 걸 <생각 소스.>에서 보여줍니다.
생각하고 싶을 때 읽는 책 <생각 소스.> 제목에 마침표가 들어간 것부터 색다른걸요. 이 책은 질문을 보고 떠오르는 것들을 적으면 되는 라이팅북 개념이지만, 저자의 생각을 담은 페이지도 있어 다른 사람의 답변을 엿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습니다. 라이팅북과 에세이의 경계를 오가는 책입니다.
첫 번째 질문, 요즘 행복하세요? 첫 답변부터 머뭇거려진다면 이 책이 딱 필요한 사람 맞습니다. 행복론을 따져가며 철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담감 대신, 지금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뭔지 한 번 생각해 보는 겁니다.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를 의외로 금방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신은 신발이 불편해서라든지 배고픈 상태가 너무 지속되고 있다든지. 중요한 건 하루의 기분을 망치는 것 중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찾을 수 있다는 거예요. 이렇게 힌트처럼 저자의 답변이 있는 글은 질문마다 머뭇거리고 막막해하기만 했던 라이팅북의 아쉬움을 해결해 줍니다.
저는 행복이란 단어는 참 자주 듣는 말입니다. 친정 엄마와 안부전화를 할 때면 엄마의 마지막 멘트가 항상 "행복해라~"거든요. 그러면 저는 "응~~ 엄마도~~ "라고 말해왔지만, 행복을 실천하는 것은 뒷전이었어요. 결국 영혼 없는 멘트로 남을 뿐이었습니다.
<생각 소스.>를 읽으며 행복이란 참 사소한 것으로도 만끽할 수 있고, 약간의 배려로 행복을 방해하는 것을 없앨 수 있다는 게 제대로 와닿더라고요. 난 무엇을 할 때 행복을 느끼고, 무엇이 나의 행복한 기분을 망치는지 오늘 나의 사소한 일과에서 충분히 찾아 해결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1년 중 가장 의미 있게 챙기는 기념일은 무엇인지, 하루 중 제일 좋아하는 시간대는 언제인지와 같은 가볍게 답할 수 있는 질문에서부터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은 무엇인지, 잃고 싶지 않은 것과 같은 평소엔 생각해 보지 않았던 질문들까지 다양한 생각거리가 담긴 <생각 소스.>
농도 짙은 고민이 필요한 질문도 있어요. 쉽게 답할 수 없지만 한 번쯤 생각해 본다면 결국엔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질문들입니다. 어쩌다 저자의 답변과 같은 생각을 한 경우엔 반가워집니다. 서점에서 제일 먼저 찾는 코너는 어디인가요? 사실 저는 베스트셀러 코너라고 답할 뻔했거든요. 그러다 저자의 답변을 보고 빵 터졌어요. 그러고 보니 저도 실제로 서점에서 가장 먼저 발길이 가는 곳은 다름 아닌 '문구 코너'더라고요. 특히 저는 펜 코너부터 찾아간다는 걸 떠올렸어요. 색깔별로 정렬된 펜이 조르륵 모여있는 걸 바라보면 기분이 무척이나 업 된다는 걸 깨닫기도 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나의 취향을 끄집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신경 쓰는지 생각의 문을 열어주는 <생각 소스.> 내킬 때마다 펼쳐보고 생각하고 끄적이면 됩니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느낌 가는 질문에 답을 채워보세요. 171가지의 질문에 모두 답했을 즈음엔 나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될 거예요. 무심했던 취향의 재발견도 할 수 있을 테고, 고집이나 편견이 있었던 것들도 드러날 수 있습니다. 나라는 사람을 이루는 사소한 것들을 조금씩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글감 찾아 삼만 리 대신 <생각 소스.>로 훌륭한 글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1일 1포스팅을 하려는 분들이라면 완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