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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하는 자연과학 실험백과
엘렌 팽스.로버트 팽스 지음, 하정희 옮김 / 생각의집 / 2021년 3월
평점 :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하는'이지만 어른인 제가 봐도 넘 재미있는 자연과학 정보가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산과 계곡, 급류와 강, 호수와 연못, 숲, 들판과 초원, 도시와 정원, 바다와 해안 등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한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하는 자연과학 실험백과>. 100가지 재미있는 실험으로 알아보는 자연과학 지식을 만날 수 있어요.
도심에서만 지내는 요즘, 자연 체험하려면 온 가족이 의지를 갖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 되더라고요. 자연과 어우러져 놀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보니 우리 아이들에게는 자연 속 모험과 탐험이 판타지한 세계처럼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딘가로 꼭 가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응용해볼 수 있는 지식도 많습니다. 멀리 있는 한 지점과 나 사이의 거리를 알고 싶다면 엄지를 이용한 공식이 있다는 걸 이번에 배웠어요. 한 쪽 눈을 감고 팔을 쭉 핀 채 엄지로 그 지점을 겨냥한 다음 눈을 바꿔서 감으면 엄지가 옆으로 쓱 움직인 것처럼 보이잖아요. 엄지가 움직인 거리를 어림해서 10을 곱하면 대충 거리가 계산된다고 해요. 이제 길 가다가 갑자기 엄지 척! 하는 일이 늘겠는걸요.
동굴은 아이 어릴 때 몇 번쯤 보러 다녔었는데, 집에서 종유석과 석순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신기해할까요. 과학 과목 연계해서 할 만한 실험이 많습니다.
재미있고 신기한 자연 지식이 쑥쑥~! 대자연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는 카파도키아에 대해서도 설명되어 있습니다. 스타워즈 1편 촬영지이기도 했던 그곳은 요정의 굴뚝이라 불리는 희귀한 돌기둥이 있는데, 이것 역시 집에서 돌기둥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직접 실험해볼 수 있더라고요.
일부 실험은 재료를 구하기 까다로운 것도 있긴 하고, 국내에선 직접 만나기 힘든 동식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넓은 관점에서 지구의 자연을 알아가는 시간이 됩니다. 직접 경험한 건 그것대로 풍부한 연계 실험과 폭넓은 정보를 알 수 있어 좋았고, 좀처럼 체험할 수는 없는 지역의 이야기는 역시 그것대로 더욱 풍부한 대리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의 생쥐처럼 생쥐를 친근하게 대하는 이야기도 등장해 깜짝 놀랐어요.
자연물을 접할 때면 만만하게 먼저 떠오르는 자연 공예. 호루라기 만들기, 피리 만들기, 도토리 팽이, 조개 공예 등 재료에 따라 방학 때면 한 번씩 만들었던 것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언제 한 번 산에서 도토리 줍게 되면 꼭 심어봐야겠습니다. 도토리를 화분에 심고 겨우내 그냥 밖에 두면 다음 해 싹이 트는 걸 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도토리를 심으면 떡갈나무가 될 거라곤 왜 생각 못 하고 있었는지, 이 책을 보면서 순간 깨달았어요.
한창 아이가 '정글의 법칙' 방송에 빠져있었던 시기에는 야생 생존 능력을 배우는 걸 무척 좋아했는데, <자연과학 실험백과>에서도 자연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자연과학 지식이 담겨 있어요. 강물이나 바닷물을 마실 수 있는 물로 바꾸는 법, 잠자리는 물론이고 간이 화장실, 설거지물까지 만드는 법 등 캠핑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한 번 해보고 싶어 할 것 같아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 속으로 풍덩 빠져들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거릴 거예요. 다행히도 집에서 할 수 있는 실험이 꽤 많습니다. 와~ 이런 것도 집에서 할 수 있는 거였다며 저도 덩달아 신날 정도였어요. 무엇보다 잘못 알았던 정보도 이번 기회에 팩트체크할 수 있었던 기회였어요.
자연과학 현상과 관련한 교과 연계 지식, 일상과 연계한 유용한 정보, 재미있는 자연 실험 등 읽을거리가 기대 이상으로 무척 풍부한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하는 자연과학 실험백과>. 신기하고 재미있는 비밀을 하나씩 알아갈수록 자연에 대한 호감이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