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 - 먹고 마시는 유럽 유랑기
문정훈 지음, 장준우 사진 / 상상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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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시골로 들어가는 문일 뿐. 유럽의 매력은 시골에 있다는 걸 맛깔스러운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가진 두 저자의 유럽 시골 유랑기 첫 번째 프랑스 편 <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


서울대학교 농대 교수 문정훈 저자의 유머 감각 장착한 글에 홀딱 빠져서 중간에 멈추지 못하고 끝까지 읽었던 책입니다. 인물 사진은 잘 못 찍고 음식 사진만 잘 찍는다는 기자 출신 셰프 겸 푸드라이터 장준우 저자의 사진은 프랑스 시골의 향이 느껴지는듯합니다.


그 나라의 삶과 정서를 이해하려면 밥상을 보면 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됩니다. 직접 농사를 짓고 그것으로 음식을 만드는 시골이야말로 그곳을 알아가는 지름길입니다. <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에서는 리옹 공항을 기점으로 302.5km에 달하는 태양의 차도를 타고 남북으로 달리는 여정에서 만난 프랑스 시골 곳곳을 소개합니다.


와인의 나라 프랑스이니 렌트카로 운전을 하다 보면 도로 양쪽으로 펼쳐지는 흔한 포도밭의 위엄에 감탄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인구 400명이 안 되는 주민 모두가 포도와 와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솔뤼트레-푸이 마을입니다. 끝없는 지평선 위로 솔뤼트레의 바위가 솟아오른 이곳은 화이트 와인 푸이-퓌세라는 명칭이 낯익다면 반가울 만한 시골입니다. (이 지역의 포도로 담근 와인은 바위 맛이 난다는 저자의 말이 진짜인지는 믿거나 말거나.)


위대한 셰프 조르주 블랑의 영지, 보나 마을도 빼놓을 수 없는 곳입니다. 시골이라기엔 고급스럽고 화려하지만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이곳은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4년 연속 방문했을 거라면서 저자가 특히 좋아하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이곳에는 치킨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혹할만한 브레스 토종닭이 있습니다. 산지에서도 생닭 한 마리 가격이 6만 원 선 부터이니 모든 닭 중의 여왕이자 왕들의 닭이라 불리는 브레스 토종닭입니다. 우리나라는 토종닭 하면 백숙 정도만 떠오르는데, 이곳은 어떻게 조리해야 가슴살과 다리살이 모두 맛있게 익을 것인가에서부터 5.3kg까지도 키워봤다는 도미니크 아저씨네 농장 스토리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론 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드디어 프로방스 지역입니다. 부르고뉴와는 확연히 다른 프로방스만의 분위기는 확실히 지중해 느낌이 물씬 납니다. 저는 프로방스 하면 보랏빛 라벤더 밭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이제는 시원하게 들이켤 수 있는 로제 와인의 새로운 매력이 기억에 남게 되었어요.


보통 프랑스 여행의 흔한 버전은 양조장 찍어주는 코스이지요. 그런데 <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에서는 포도 농사를 짓는 농가로 갑니다. 신기하게도 깡시골 마을에도 그 마을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호텔이 있고, 멋진 식당이 있다는 게 인상 깊었어요. 우리의 시골이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좋은 인사이트가 될만한 프랑스 시골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프랑스 와인의 양대 산맥인 보르도와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 차이, 가산탕진 위험을 부르는 뫼르소 와인, 가볍게 즐기는 저렴한 보졸레의 재발견, 없던 수집병을 불러일으킬 만큼 예쁜 병을 선보인 샤토뇌프 뒤 파프 마을의 와인 등 떼루아가 문화를 만드는 프랑스 와인의 지식 정보가 한가득 채워질 겁니다.


먹고 마시는 유럽 유랑기. 프랑스 시골 여행에 이어서 스페인 시골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스페인 시골의 맛과 멋은 어떨지 벌써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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