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필요한 날 - 나를 다독이는 음악 심리학
김창기 지음 / 김영사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포크 밴드 '동물원' 출신 싱어송라이터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창기의 음악 테라피 <노래가 필요한 날>. 힘들 때 들으면 위로가 되는 노래 하나쯤 있을 거예요. 서정성 짙은 멜로디와 내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듯한 가사에 푹 빠져본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만한 책입니다.


"사람은 강한 감정을 유발하는 사건이 일어날 때 들었던 소리나 배경음악을 그 감정과 연결해 저장하고, 그 감정을 유발하는 사건을 겪거나 기억할 때 그 소리나 노래를 다시 듣게 됩니다." - 책 속에서


지친 날, 외로운 날, 심심한 날... 우리에겐 분명 노래가 필요한 날들이 있습니다. <노래가 필요한 날>은 인간의 심리와 노래를 연결해 말합니다. 왜 그 노래에 공명하며 끌리게 되는지 내 마음을 알아차리게 해줍니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봐주지 않지만 내가 자발적으로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자는 '낭만'이라는 키워드를 활용합니다. 메마른 삶에 서사를 부여하는 '낭만'. 현실을 외면하고 왜곡하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가 없을 정도로만 자기 기만을 하고, 현실감을 잃지 않을 만큼 사는 의미를 부풀리는 거죠. 낭만의 효용은 노래를 들을 때 특히 빛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인생에는 이성적이고 공적인 일 외에 감정적이고 사적인 삶도 필요하다는 걸 일깨웁니다.


그림을 치유제로 삼는 요즘 트렌드가 생각납니다. 사실 음악은 우리 스스로 알게 모르게 이미 자기만의 방식으로 치유제로 삼아왔다는 걸 깨닫습니다. 저는 멜로디 자체에 끌리는 타입인데 <노래가 필요한 날>을 읽고서는 가사를 음미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블루로 불안한 나날들 속에서 들으면 좋은 노래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를 들을 땐 아주 작은 희망을 키우는 습관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긍정도 학습되니까요. 무모한 긍정이 아니라 희망을 학습한다는 건 내가 닥친 역경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 원인과 영향을 자신을 보호하고 발전하려는 측면에서 이해하는 걸 의미한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결과를 해결하거나 최소화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연습을 반복하는 거죠.


비슷한 의미를 가진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 노래도 우리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칭찬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합니다. 고생했다, 힘들었니? 괜찮아 같은 인정과 위로와 격려의 말과 사랑해, 고마워 같은 감사와 신뢰의 감정이 진실하게 전달되도록 해보자고 합니다. 요즘 같은 난관을 잘 헤쳐나가며 각자의 일상과 위치를 잘 지키는 우리의 노력과 인내를 셀프 칭찬해볼까요.


삶의 단계 때마다 즐겨듣는 노래는 달라지지만 노래에서 분명 위로받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개인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며 세상의 힘이 되는 노래에서 힘을 얻어보세요. 신디 로퍼의 <True Colors>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노래입니다. 캄캄하고 힘든 세상이지만 자신의 빛깔로 세상을 채우자고 북돋우고 있습니다.


삶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태도와 방법을 노래와 함께 찾아가는 <노래가 필요한 날>. 나를 찾아가는 시간, 사람을 사랑하는 시간, 서로 함께하는 시간, 마음을 다독이란 시간, 인생을 공부하는 시간에 관한 77곡의 노래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다 보면 누군가는 노래에 얽힌 추억과 스토리에 푹 빠지기도 할 테고, 누군가는 소개된 노래를 찾아듣다 새삼 인생 노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