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버딕과 열네 가지 미스터리 - 14명의 경이로운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레모니 스니켓 외 지음, 크리스 반 알스버그 그림, 정회성 옮김 / 웅진주니어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이름만 들어도 두근거리게 하는 경이로운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미스터리한 인물이 남긴 열네 점의 그림 때문에 말이죠.


원래 이 책은 그림책으로 먼저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스토리가 추가된 판을 뒤늦게야 발견했어요. 그림책에서는 정말 열네 점의 그림과 짧은 한두 문장만으로 이뤄진, 글 없는 그림책에 가까웠습니다.


이 이야기는 해리스 버딕이라는 정체불명의 남자가 남기고 간 열네 점의 그림으로 시작합니다. 이튿날 더 많은 그림과 이야기를 가져오겠다며 출판사에 열네 점의 그림만 우선 두고 떠난 해리스 버딕. 하지만 그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 신비로운 작가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각각의 그림에 제목과 간단한 설명만 단 상태여서 사람들은 그림에 담겼을 이야기를 상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해리스 버딕에 매료된 작가들도 그림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그 결과물이 <해리스 버딕과 열네 가지 미스터리>입니다.


그런데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그림체, 어딘가 낯익을 겁니다.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그림입니다. 이쯤에서 우리는 해리스 버딕이라는 인물에게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크리스 반 알스버그에 의해 탄생된 상상 속 인물일 거라고 말이죠. 진실은 뭐가 됐든 이런 상상력을 만들어낸 기획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주만지>, <폴라 익스프레스>, <압둘 가사지의 정원> 등 수많은 그림책을 펴낸 크리스 반 알스버그 작가의 그림은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이 무척 좋아서 애정하는 작가입니다. 이번 책 역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멋진 그림들이 가득합니다.


그렇다면 스토리는 어떨까요. <위험한 대결> 시리즈의 레모니 스니켓, 공포소설의 제왕 스티븐 킹 (킹의 아내 타비타 킹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아들도 작가이니 작가 가족이네요), SF 전문 작가 코리 닥터로우, <사금파리 한 조각>의 한국계 미국인 린다 수 박, SF 고전 <기억 전달자>의 로이스 로리, <생쥐 기사 데스페로>의 케이트 디카밀로, <구덩이>의 루이스 새커 등 칼데콧상, 뉴베리상 수상작은 물론이고 명성이 드높은 작가들이 총출동했습니다.


글을 쓴 작가들이 정말 대박이죠. 각각의 이야기마다 연결성은 없어 한 편씩 여기저기 골라 읽어도 문제는 없습니다. 각자의 스타일에 걸맞은 글이라는 건 오롯이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런데 글은 모두가 다 기대만큼 재미있는 건 아니었어요. 흥미진진한 감상을 끌어내는 스토리도 있었고, 이 세상 이야기가 아닌듯한 이해불가 스토리도 있긴 해서 호불호는 있을 법합니다. 이상하고 기묘한 것들의 이야기여서 괴짜 뿜을 유달리 뿜어내는 작품은 당혹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보며 상상을 펼치는데 포인트를 둬야 합니다. 무한 상상의 세계를 맛볼 수 있어요. 그림을 보며 먼저 나의 상상의 세계에 빠져보고,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청소년기 아이들의 내밀한 갈망을 엿볼 수 있는 스토리여서 아이들이 읽는다면 내면의 공포와 갈등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 책은 현지에서는 초등, 중학생들 상상력과 창의력을 일깨우는 교재로도 활용될 정도라고 합니다. 그만큼 자꾸 생각나게 하는 그림이고, 이런 방식이 아이들의 상상력이 무궁무진하게 펼칠 수 있는 자극제가 된다는 의미일 겁니다.


"상상력을 한번 발휘해 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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