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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리커버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ㅣ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8.0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15년 초판 발행 이후 20만 독자가 사랑한 베스트셀러 <그림의 힘>이 리커버 에디션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림 감상을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수많은 감정과 접목해 마음 구석구석 보듬어 주는 책 <그림의 힘> 리커버. 곁에 두고 바라보기만 해도 휴식과 에너지를 찾게 됩니다.
임상미술사로 오랜 기간 미술치료로 소통과 치유를 해온 김선현 저자는 미술치료계 최고 권위자이자 트라우마 전문가입니다. 그림이 지닌 치료적 힘은 동일본 대지진, 중국 쓰촨성 대지진, 네팔 지진, 제주 4·3 사건, 세월호 사고, 포항 지진, 강원도 산불 등 국내외 재난현장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마음을 돌보는 데 활용되었다고 해요.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감염병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심리적 방역 전문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처의 아픔을 다독여 최상의 리듬을 찾게 되는 그림은 어떤 작품들일까요. 그냥 명화를 쓱 보는 것만으로도 가능한 걸까요? 어떻게 바라봐야 그림에서 치유의 힘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림의 힘> 리커버는 Work / Relationship / Money / Time / Myself라는 5가지 주제로 구성되었습니다. 일, 사람관계, 부와 재물, 시간관리, 나 자신. 이 다섯 가지 영역은 삶을 살면서 스트레스 받는 주요인들이죠. 마음의 빗장을 열고, 스트레스에서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는 명화들을 만나볼까요.
그림의 힘 리커버 에디션은 사이즈가 좀 더 작아졌어요. 원래 책은 판형이 큼직한 편인데, 리커버는 휴대성이 좋아졌고, 본문을 그림이 돋보이게 편집해 가독성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앞표지에 제목이 표기되어 있지 않아 표지에서부터 그림의 힘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세심한 배려가 일품이지요. 리커버 표지에는 모네가 영국해협 부근 휴양도시 생타드레스에 머물며 그린 별장 정원의 《정원의 여인 (Lady in the Garden)》 작품입니다. 중앙에 바로 선 나무를 마주하고 있는 여인의 곧은 자세를 통해 자신에 대한 긍정, 자존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자신에 대한 단단한 믿음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림의 힘>을 읽는 독자의 마음을 표지에서부터 잘 다룬 셈입니다.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스르륵 넘기다 마음에 와닿는 그림을 골라 감상해도 좋습니다. 내 시선을 사로잡은 그림의 의미를 알게 되면, 지금 내 심리상태를 짐작할 수 있게 되죠. 그림은 나에게 말이 아니라 '느낌'으로 다가서기에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거죠.
"그림의 힘은 나를 변화시킵니다." - 그림의 힘
적성에 잘 맞고 내 에너지를 소진시키지 않고서도 성취감을 충분히 얻는 일을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저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누구나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거예요. 하얗게 불태우고 퇴근할 때, 의욕이 점점 뚝뚝 떨어질 때, 하고 싶은 일보다 하기 싫은 일을 더 많이 할 때... 그림이 당신의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의외의 효과를 주는 그림도 있습니다. 짜증스러운 감정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그림으로 앙리 마티스의 《붉은 조화》 작품을 소개합니다. 빨강은 흥분시키는 자극 효과가 있어 얼핏 보면 오히려 짜증 난 기분을 더 짜증 솟구치게 할 것만 같았거든요.
빨간색은 사람을 '업'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상승과 분출은 해소라는 양가적 기능을 가졌다고 해요. 이 작품에는 쾌활한 긍정을 주는 노란 과일, 창밖의 초록 공간이 더해져 제목처럼 정말 조화롭습니다.
"참된 애정이 충만할 때 비로소 마음이 밝아지는 법이다." - 이중섭 (그림의 힘)
시각으로 인지된 그림은 사람의 감정이나 심리상태를 좌우하는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면 행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거죠. 우리가 편안하면서 좋다고 판단하는 그림은 차분한 느낌을 주는 자연색이 어울려 있다고 합니다.
이중섭 화가의 《해와 아이들》 작품은 주황빛 햇볕을 쬐는 모습에서 힐링이 됩니다. 가족과 떨어져 있을 때 그렸다는 이 작품은 이중섭 자신에게도 치유가 되었고, 가족을 그리워하는 우리의 마음도 보듬어줍니다. 포근한 행복감을 안겨주는 이 그림은 산모의 정서에도 좋다고 추천하고 있어요.
주황은 사교적 활동과 대인관계에 도움 되는 색깔이라고 합니다. 빨간색처럼 강하지는 않으면서 우리에게 에너지를 주고, 노란색처럼 쾌활하면서 그보다는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라고요. 주황색 액세서리를 포인트로 한 옷차림 한 번 생각해봐야겠어요.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욕구는 굴뚝같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자꾸 비관하게 됩니다. 그럴 때 에드가 드가의 《스타》를 마주하세요. 스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봤을 깨 오히려 박탈감을 느끼거나 기분 나빠하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었어요. 그림처럼 스타가 됐을 때를 상상하며 그 기쁨의 감정을 공감을 통해서라도 얻으려는 심리 때문이라고 합니다.
요즘 스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참 많지요. 약 200만 명에 달한다는 기획사 연습생이나 연예인 지망생은 물론이고, 어떤 설문조사에서는 일반 성인들까지 돈 많이 버는 연예인들을 보면 자신도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합니다. 10년 치 월급을 모아도 가질 수 없는 거금을 광고 하나로 버는 연예인이 밉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선망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죠.
"재밌는 것은 그렇게 스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봤을 깨 가장 치유된다고 고른 그림이 바로 성공한 사람이 등장하는 그림들이라는 겁니다." - 그림의 힘
책장을 촤르륵 넘겨보다가 눈길을 멈추게 한 그림을 발견했어요. 스트레스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스트레스를 정확히 인식하는 경우가 드물지요. 그 그림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았을 때에야 아하! 깨닫습니다.
프레데릭 레이턴의 《타오르는 6월》은 제목만 듣고서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한가롭게 잠을 자는 여인의 모습은 꿀 휴식 그 자체입니다. 활력을 나타내는 주황빛 옷을 입고서 소파에서 태아 자세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저자는 열정적이고 바쁜 나날들 속에서도 낮잠 같은 휴식을 스스로에게 선물해 주라고 조언합니다. 잠깐의 쉼이 앞으로의 시간을 더 활기차게 만들어줄 거니까요. 무의식을 끌어내는 매개체로 이처럼 그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걸 <그림의 힘>이 잘 보여줍니다.
<그림의 힘>에서 제 마음을 강력하게 사로잡은 명화는 로버트 리드의 《서머 걸》 작품입니다. 와... 당당함이 주는 이미지가 정말 멋지더라고요. 많은 젊은이들이 이 그림을 마음에 들어한다니 당당한 삶에 대한 청년들의 불안감이 그만큼 짙다는 의미도 되어 안타깝지만... 중년에 접어든 저도 같은 마음이니 삶이란 게 다 그런 것이지요. 대신 자기비하하고 자괴감에 빠지기보다는 이 그림을 보면서 파이팅 하는 저처럼 긍정적 에너지를 안겨주며 선순환을 일으키는 효과를 주는 <그림의 힘>입니다.
"불가능한 일에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 로버트 리드 (그림의 힘)
오늘 하루 수고한 내 심신에게 휴식을 주세요. 즐겁게 그림을 감상하며 그 힘으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이끄는 미술치료를 통해 의식했던 그렇지 않았든 감정의 찌꺼기가 가득 차 있는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겁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힘든 요즘,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 되어줄 <그림의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