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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말해요
프란츠 요제프 후아이니크 지음,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8월
평점 :

리자는 엄마를 요술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엄마가 현관문을 열면 가족과 친척이 언제나 서 있었거든요. 리자는 초인종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입니다. 청각장애인의 생활을 이해하는데 도움 주는 그림책 <손으로 말해요>는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해줍니다.
친구와 놀고 싶은 리자는 놀이터에 가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고 엉뚱한 손짓만 한다며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합니다. 그때 토마스가 나타나 수화로 리자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니 아이들이 모두 놀랍니다. 토마스는 말할 줄 알지만 부모님이 청각장애인이어서 수화를 배웠다고 합니다. 아이들 눈에는 암호 같은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무척 신기해 보입니다.
호기심에 몰려든 아이들은 둘에게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들리지 않는데 어떻게 생활하는지, 수화로도 속삭일 수 있는지.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토마스네 집으로 다들 함께 가면서 청각장애인의 생활에 대해 하나씩 알게 됩니다.
"세상의 소리는 어떨까? 별들과 태양과 달은 어떤 소리를 낼까?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바다가 철썩, 철썩거린다거나 냄비가 보글거린다는 건 어떤 걸까?" - 손으로 말해요

음악을 들을 수 없어 안됐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리자는 대신 음악을 느낄 수 있다고 답합니다. 청각장애인을 부를 때 발로 바닥을 구르거나 물건을 두드리며 진동을 주는 것처럼 음악의 리듬을 느끼는 리자. 부족한 것을 다른 방식으로 채우고 느끼는 리자의 모습에서 아이들은 섣부른 동정의 시선을 거두게 됩니다. 이처럼 <손으로 말해요>에서는 그동안 어림짐작했던 청각장애인의 생활이 편견과 차별에서 나온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그림책을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 없이 엄마 미소가 나왔는데요, 호기심에 수화를 배워보고 싶었던 이 아이들은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될 때마다 편견을 바로잡고 열린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움을 받아야만 생활이 가능한 장애인이라는 천편일률적인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스토리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을 보여준 <손으로 말해요>. 한국어판에서는 한글 수화와 지화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떤 단어나 문장을 나타내는 약속인 수화, 철자를 손동작으로 만든 자음과 모음으로 구성된 지화의 차이를 알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