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솜숨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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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는 솜숨씀 저자는 인간관계도 편집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사회생활을 하며 절실히 깨닫습니다.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에서 호구력 만렙러에서 손절러로 변신하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싫은 소리 하지 못하는 데다가 욕먹기 싫어 모든 사람들에게 쓸데없이 노력하는 편이었다는 솜숨씀 저자처럼 타인과의 관계에서 늘 착하면서도 쿨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이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수시로 선을 넘는 사람, 좋은 게 좋은 거라며 후려치는 사람, 솔직한 척 무례한 사람 등 사회생활 하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이들이 주변에 널려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죄다 내 탓인 것만 같아 자기 비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내 잘못이 아니라 무례한 사람들이 많을 뿐이데도 말입니다.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은 이제 더는 필요 없다." - 책속에서


갈등이 발생하면 거기에 매달리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자기 자신을 있는 힘껏 착취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말이죠.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쓰는 자신만 남은 겁니다.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합니다. 인간관계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글을 다듬을 때 따르는 편집 규칙처럼 솜숨씀 저자가 관계를 편집할 때의 원칙을 담은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나에게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하기에 일상과 일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균형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관계의 영역을 넘어 잘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합니다.




당장 따라해야겠다 싶은 관계 정리 방법도 있었어요. 사회성 쿠폰! 일주일 동안 열다섯 개의 친절 도장을 찍는 쿠폰입니다. 일주일안에 베풀 수 있는 친절이 열다섯 개로 한정되어 있다는 게 포인트예요. 이 쿠폰은 관계를 정리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기에 누구에게 진심을 쏟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인맥에 치중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치맥하는 게 더 낫다는 거죠.


상대방이 OOO할 때 버럭 화를 낸다는 버럭리스트도 재미있습니다. 안 그러면 참다참다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하기에 이런 방법도 쓰는 겁니다. 나만의 기준을 세워두니 큰 도움이 되더라고 합니다.


조금 덜 힘들고 조금 덜 불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흔적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긋날 관계는 어긋나고, 사소한 일로 틀어지기도 하는 현실 속에서 관계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솜숨씀 저자의 이야기.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내 자신을 잃지 않고 상처받지 않도록 처방하는 현실 에세이입니다.


"최승자 시인은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은 온다"라고 했지만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나에게는 월급날이 온다. 그러니까 퇴사는 됐고, 지금 당장 좋아하는 일을 하는 수밖에." -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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