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댄 애리얼리 최고의 선택 - 의사결정의 비밀

만화로 보는 댄 애리얼리 최고의 선택
댄 애리얼리 지음, 맷 트로워 그림,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8월

<상식 밖의 경제학>, <부의 감각>으로 행동경제학 분야의 저명한 세계적 권위자 댄 애리얼리의 책을 만화로 시작해보세요. 일상 속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스스로는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느새 툭툭 튀어나오는 비이성적 행동들. 본성을 누르고 합리적 결정을 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만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애덤 캐릭터가 참 매력적이에요. 일상생활을 하면서 쉽게 볼 수 있는 유형입니다. 본인은 합리적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인간관계가 미묘하게 어긋나버리니 곤궁에 처하기 일쑤입니다.

친구들에게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았을 때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가족에게 저녁식사를 대접받고 감사를 표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성과가 높은 직원에게 현금 보너스 지급과 휴가 중 어떤 것이 더 나을지.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매일 크고 작은 결정을 하며 삽니다. 어떤 기준으로 결정을 내리는 게 좋을지 그 기준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 바로 <만화로 보는 댄 애리얼리 최고의 선택>입니다.

정답이 딱 한 가지라면 얼마나 결정하기 쉽겠어요. 하지만 인생에는 수많은 변수들이 있습니다. 최선의 결정으로 이끌어야 하는 애매한 선택일 때 특히 괴롭죠.

이 책에서는 시장성 요정과 사회성 요정이 등장하며 각자의 주장을 펼칩니다. 효율성과 이익을 추구하는 시장성 요정, 사회적 맥락에서 인간관계에 집중하는 사회성 요정. 가치관은 정반대이지만 우리가 사는 세계는 시장성 세계와 사회성 세계라는 두 개의 세상으로 이뤄져 있기에, 어떤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게 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두 세상이 조화롭게 굴러가도록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사회적 관계에서는 돈을 초점 맞추면 관계가 틀어지게 됩니다. <만화로 보는 댄 애리얼리 최고의 선택>은 선물 선택에 대한 사례로 쉽게 설명합니다. 현금, 소비재 상품 같은 '안전한' 선물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는 것도 보여줍니다. 선물의 의미를 놓치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그 선물로 자기가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야 하는 겁니다. 사회적 연결성에 지속적으로 효과를 줘야 한다면 현금 선물은 피하는 게 좋다는 거죠.

그렇다면 시장성 규범의 영향을 크게 받는 비즈니스 상에서는 무조건 현금 보상이 나은 걸까요. 장기적 성과에 도움 되는 결과를 원한다면 사회적 규범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정서적 연결성을 생성, 강화하는데 더 효과적인 비현금 보상이 현금 보상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는 연구 결과는 놀라웠어요. 높은 보상이 오히려 성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겁니다. 돈이 손안에 있을 때만 효과를 발휘하는 셈일 뿐이더라고요.

두 규범의 조화를 강조한다면, 필요에 따라 시장적 규범과 사회적 규범을 왔다 갔다 하면 어떨까요? 뭔가 더 그럴싸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장적 규범과 사회적 규범이 부닥칠 때면 시장적 규범이 결국 이기게 되거든요. 한 번 망가진 친사회적 행동은 회복하기 참 어렵다는 겁니다. 직접 키운 과일을 선의로 나눠준 이웃에게 돈으로 보상했더니 이후엔 공짜 과일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사례처럼요.

선택의 문제는 결국 문제 해결 방법의 문제입니다. 일상부터 비즈니스까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 어떤 선택이 나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기준점을 잘 알려주는 <만화로 보는 댄 애리얼리 최고의 선택>. 청소년들도 읽을 수 있을만한 수준이어서 우리 아들도 제가 읽는 거 보더니 재미있겠다고 읽으려고 대기 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