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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말하지 않을 것
캐서린 맥켄지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평점 :
여름 캠프에서 벌어진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절대 말하지 않을 것>. 맥알리스터 가족 구성원 저마다의 비밀이 하나둘 벗겨질 때의 희열을 맛볼 수 있는 가족 심리 스릴러 소설입니다. 드라마화 예정이라는데 결말을 알고 보게 되겠지만 인물들 모두 매력 있는 캐릭터여서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20년 전 맥알리스터네가 운영하는 여름 캠프에서 열일곱 살 아만다가 피를 흘린 채 카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캠프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니 배경은 약간의 뻔함이 느껴지긴 하지만 포인트는 가족에게 있어요. 당시 캠프에는 맥알리스터네 형제자매들도 함께 있었고, 아만다와 동생 친구 언니 관계로 얽혀있었죠. 범인은 결국 밝혀지지 않은 채 미제 사건으로 종결되었지만, 맥알리스터 형제자매들은 아만다에 대해 서서히 잊어갑니다.
피해자의 시선과 맥알리스터네 가족 각자의 시선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됩니다. 특히 아만다를 발견한 맥알리스터네 쌍둥이 자매가 두려워하며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꼼짝없이 죽음을 기다리던 아만다의 이야기는 대박 소름이었어요.
문제는 20년 전 사건을 그만 잊고 싶은데 아버지의 유언장이 그들의 기억을 소환했다는 겁니다. 이 아버지 무척 골 때리더라고요. 아만다의 범인으로 당시 아만다와 썸을 탔던 첫째 아들을 의심하고 있었던 겁니다. 유언장에는 캠프 지분을 첫째에게도 줄 것인가에 대한 투표를 자식들한테 하라고 하네요. 첫째가 유죄라고 판단되면 그의 몫은 캠프 관리를 해온 남자에게 넘어갑니다. 오빠가 당시엔 나쁜 인간이었어도 지금은 가정을 꾸려 잘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어쨌든 가족인데. 자매들은 그저 이 상황 자체가 혼란스럽습니다.
첫째의 유무죄를 밝히기 위해 당시 각자가 본 것들을 기억해내며 여름 캠프에서 아만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시간대 별로 정리가 되게끔 퍼즐을 맞춰나가는 <절대 말하지 않을 것>. 제목에서처럼 누군가에겐 비밀이 있습니다. 그날 자신이 본 것이 정확한 건지 이제는 확신할 수도 없습니다. 그 비밀의 정체가 밝혀지는 과정이 만만찮네요.
맥알리스터네 가족의 마음속에는 저마다 아만다에 대한 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만다에게 벌어진 일과 자신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결백을 주장하는 오빠. 그렇다면 진짜 범인은 자매들 중에 있는 걸까요. 모두들 알리바이가 있어 보이지만, 빈 시간은 분명 존재합니다. 쌍둥이 중 한 명은 그들이 알고 있는 비밀을 지키자고 다짐하며 '절대 말하지 않아' 문신을 새겼을 정도입니다.
서로를 의심하며 저마다의 심리를 보여준 <절대 말하지 않을 것>. 진실이 드러날수록 작가가 툭 던졌던 힌트에 감탄하게 됩니다. 저는 범인이 밝혀졌을 때보다 더 놀란 장면이 있는데 스포가 될 수 있어 지퍼 꽉~!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며 읽어왔다가 확 깨닫게 된 부분이라 더 반전 효과 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