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 넘어져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법
캐런 리날디 지음, 박여진 옮김 / 갤리온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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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는 일에 도전하고 여전히 못하는 데도 즐겁다?!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어떤 일의 표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 우리는 누구나 '못하는 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정말로 뛰어나게 잘할 수 있는 일은 겨우 몇 개 되지 않는데도 평소 우리는 못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 합니다.


하퍼콜린스 편집장, 영화 <매기스 플랜> 원작자 캐런 디날디에게 수많은 못하는 일 중 한 가지를 꼽는다면 바로 서핑입니다. 그런데 못하는 서핑을 피하지 않고 계속 도전 중입니다. 실패할 때마다 좌절에 빠지기보다는 못하는 일을 하는 것이 주는 즐거움을 발견하며,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새로 시도합니다. 저자는 극단적 낙천주의자일까요?


<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는 성공에 관한 기존의 신화를 버리게 합니다. 기쁨이 성취의 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노력에서 온다는 이야기는 익숙하게 들어봤을 테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내 삶에 적용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대부부분은 여전히 못하는 일을 시도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운동에 젬병인 캐런 리날디도 서핑을 연습하면 잘하게 될 거라고 자신감 넘쳤던 순진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물에 빠져 죽을 뻔해서 공포감까지 있었지만, 마흔이란 나이에 서핑에 도전합니다. 서핑을 잘하고 싶어서 보다 두려움 없이 바다에서 즐기는 서퍼들의 모습이 부러워서였습니다. 이후 어땠을까요. 무수한 시도와 실패의 연속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고와 부상도 이어졌습니다. 부상을 입은 뒤로는 자기 의심과 자기회의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서핑을 계속해야 할지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못하는 일을 하다가 죽을 쒀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더라는 걸 깨닫습니다. 아팠다는 것만 빼면은. 망쳐도 그것이 세상의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미래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집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했던 것은 의심과 비난 대신 응원이었습니다. 결과에 의미 부여하지 않고 자유롭게 시도해보는 겁니다. 못하는 일을 하는 것도 배움과 비슷합니다.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시도하면 됩니다. 암 진단을 받고 암 투병을 오랫동안 하기도 했던 저자는 자신의 나약함을 포용하기로 했습니다.


나약함에 대한 자기방어로 내세웠던 완벽주의는 버리기로 합니다. 완벽주의의 실체는 두려움이니까요. 잘하려고 분투하는 것과 완벽주의를 부여잡는 건 다르다는 걸 알려줍니다. 자신이 어떤 일을 못한다는 걸 받아들인다면, 못하는 일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정말 멋진 일이 되는 거잖아요.


"망상의 반대는 단순히 정직함이 아니다. 망상의 반대는 자기 신뢰다. 자기 신뢰는 훨씬 더 믿음직하고 오래 지속되는 연료다." - 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무수한 파도에 넘어지고 실패하고 휩쓸려가며 키워온 것은 바로 회복력입니다. 서핑을 한다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요. 멋진 몸매에 근사하게 파도를 타는 모습. 하지만 중년의 저자는 반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운동 센스가 없다 보니 서핑 실력은 "여전히 못하지만 조금 덜 못하게 되었다."라고 할 실력이지만 그게 창피하지는 않습니다.


두 자녀를 둔 저자는 실패하면서도 이성을 잃지 않을 때, 또다시 노력할 때 회복력에 관한 교훈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음을 서핑을 배우면서 깨닫습니다. 아이들이 뭔가 못하는 상황을 지켜볼 때 개입하지 않고 부모처럼 굴지 않는 태도는 부모로서 아이에게 어떤 본보기를 보여야 할까 고민할 때 적절한 조언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기를 쓰고 맞서느라 낭비한 과잉 노력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통제하고 완벽해지려는 것 대신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파도와 싸워봤자 소용없으니 파도에서 잘 넘어지는 법을 배운 저자는 삶도 이런 방식으로 하면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위험과 본질을 받아들이는 법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못하기 선수들이 자기 비하나 회피 대신 이 책을 읽으면 좋겠습니다. 넘어져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법, 회복력에 관한 이야기를 중년에 서핑을 배운 경험에 빗대어 풀어내니 더 실감 나게 다가옵니다. 누군가의 성공기를 담은 책도 아니고 여전히 못하는 일을 즐겁게 도전하고 배워나가는 저자의 이야기 <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우리 같은 평범한 못하기 선수들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못하는 일을 한다는 말은 삶에 찾아온 행운을 맞이하는 법을 배운다는 뜻이다." - 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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