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 지금 파르페나 먹고 있을 거야 - 오늘도 내 기분 망쳐놓은
잼 지음, 부윤아 옮김, 나코시 야스후미 감수 / 살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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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트 화제작 파르페 고양이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보자마자 공감하게 되는 제목이 신의 한 수네요.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만화가로 활동하는 잼 JAM 저자가 일상에서 겪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지인과 나누다가 들은 말이라고 합니다.


상처받은 나는 심각하게 고민하는데 정작 상처를 준 상대방은 아무 생각 없이 파르페나 먹고 있을 거라는 것. 리얼한 표현이라 맞아 맞아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근데 요즘도 파르페가 카페 메뉴에서 흔히 볼 수 있던가요? 체인 카페들이 성행하다 보니 오히려 수제 느낌 가득인 파르페 메뉴는 사라진 곳이 많아졌더라고요.



<그 녀석, 지금 파르페나 먹고 있을 거야>는 내가 고민한 만큼 상대방도 신경 쓰는 게 아니라는 현실을 짚어줍니다. 고민만 계속하는 내 마음만 지쳐갑니다. 오늘도 내 기분 망쳐놓은 그 녀석에게 휘둘리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요?


SNS 하면서 겪게 되는 상황, 직장 생활하며 겪는 스트레스 상황 등 대면 인간관계든 비대면 인간관계든 이 세상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소재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작가답게 고양이들이 등장하는 4컷 만화가 생생한 감정 표현 제대로네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건 인터넷 세상 속으로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우리는 그만큼 감정도 쉽게 끓어오른다고 합니다. 얼룩진 감정을 털어내는 법, 생각만큼 잘 안되고 힘들죠? 그런데 책 속 고양이는 그거? 별거 아냐!라고 말합니다.


읽씹에 상처받거나, SNS의 사진을 보며 질투감이 들거나, 상처를 받았을 때 그 일이 계속 생각나는 등 부정적인 감정을 끊어내는 데 힘들어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쏟아집니다. 하나의 주제에 한두 장 분량으로 간략한데도 촌철살인 한 문장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며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해법의 주체는 결국 '나'입니다. <그 녀석, 지금 파르페나 먹고 있을 거야>에서도 상대방을 고치려 들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내 손을 이미 벗어났는걸요. 하지만 그로 인한 감정 찌꺼기는 현재진행형, 나의 몫입니다. 그 찌꺼기가 독이 되어 나를 괴롭히지 않게 하라고 조언합니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해법은 치열하게 고민하며 힘겹게 털어내는 게 아니라, 먼지를 털어내는 것처럼 가볍게 툴툴 털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게 포인트예요. 그러다 보니 가벼워 보이는 느낌은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아무 페이지나 펼쳐들고 쓱 훑으면서 시시때때로 마음가짐을 다지기에는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불쾌한 말은 주술과 같아서 신경 쓰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 - 책 속에서



파르페 고양이가 던지는 마법의 말은 마음을 좀 더 가볍게 해줍니다. 감정의 충격파를 줄여줍니다.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해 집중합니다.


SNS를 하면서 겪는 스트레스, 일에 대한 스트레스 등 일상 속 인간관계 문제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에 상처를 받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에 지쳤다면, 마음가짐을 바꾸는 64가지 기술로 도움받아보세요. 고민 하나하나가 내 이야기 같을 정도로 공감 코드가 있는 데다가 파르페 고양이의 날카로우면서도 간단명료한 해법을 담은 의도처럼 책 판형마저도 가볍고 얇아 부담감 없어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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