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마음일까? 이게 정말 시리즈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양지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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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타케 신스케의 '이게 정말' 시리즈 네 번째 책 <이게 정말 마음일까?>. 미운 마음이 들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엉뚱 발랄하면서도 폭풍 공감되는 대처법을 보여줍니다.


우리 아이 열 살 때 출간되었던 <이게 정말 사과일까?>가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기발한 내용이 맘에 쏙 들어 칭찬 한가득했었지요.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을 처음 만났을 때만큼이나 신선한 발상에 신나게 읽었던 책이거든요. 이후 <이게 정말 천국일까?>, <이게 정말 나일까?>에 이어 신작 <이게 정말 마음일까?>까지 변함없이 엉뚱한 상상력에 감탄합니다. 또 어떤 주제가 나올지 기대 많이 되는 시리즈예요.


싫은 사람 때문에 속상한 아이의 마음을 보여주는 <이게 정말 마음일까?>. 내 마음이 지금 이렇다는 걸 생생하게 보여주는 디테일이 예술입니다.



"다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으면 좋겠다." - 이게 정말 마음일까? 


싫고 미운 감정이 솟구치게 하는 사람들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으면 좋겠다는 속마음을 내비칩니다. 머릿속에선 마음껏 엄벌을 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을 먹는 나, 나쁜 아이인가요?


안 좋은 일에 내 에너지를 쓰는 건 기운 빠지는 일입니다. 신경을 다른 데로 돌려 나쁜 일을 잊어버리고 싶습니다. 양말을 돌돌 말아 보거나, 냉장고에서 드레싱을 꺼내 마구 흔들어 보든가, 그대로 잠들거나 하면서.


그래도 싫은 마음이 떠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일까요. 생각해보니 비는 비가 그칠 때까지 몸을 피하면 되죠. 어쨌든 비는 언젠가 반드시 그친다는 걸 압니다.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싫은 마음도 그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맛있는 걸 먹거나, 친구랑 이야기하거나, 예쁜 풍경을 보거나. 싫은 마음이나 슬픈 기분이 내 몸에 착 달라붙어 기분 좋은 일을 더 이상 못 보게 만드는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을 거예요.


싫은 마음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건 아이나 어른이나 다 비슷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싫은 마음을 하나둘씩은 안고 살아가는 거죠.



싫은 마음이 생겼더라도 쉽게 떨쳐낼 때도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렇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날 골탕 먹이고 속상하게 만드는 상대방은 용서할 수 없는 나쁜 X이지만, 생각해보니 녀석을 기쁘게 하는 일을 순순히 해줄 순 없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게 정말 마음일까?>는 미워하는 에너지를 허투루 쓰지 않게, 싫은 마음을 어떻게 할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합니다.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정작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되는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이런저런 이유가 더 많아졌고, 그런 이유들을 핑계로 내 마음을 오히려 돌보지 않았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싫은 녀석에게 무릎 꿇는 건 더 싫다고 당당히 말하는 책 속 아이의 단호함에 반해버렸어요. 나이 먹을수록 마음을 억누르거나 거르고 걸러서 표현하다 보니, 속시원하게 표현하는 아이의 모습에 대체 만족을 만끽할 수 있었던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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