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키퍼 - 마음을 울리는 단편 애니메이션 동화책

댐키퍼
톤코하우스 지음, 유소명 옮김, 에릭 오 감수 / ㈜소미미디어 / 2019년 5월

2015 아카데미상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노미네이트 화제의 작품 <댐키퍼>. 서정적이면서도 독특한 페인팅 질감의 매력적인 그림을 책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포근 감동 스토리라는 건 두말할 것 없지요.

로버트 콘도, 다이스 츠츠미 다이스케가 픽사에서 독립해 세운 톤코하우스의 첫 작품 <댐 키퍼> 프로젝트. 픽사 에니메이터 출신 에릭 오가 애니메이션 감독을 맡아 멋진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습니다. 임팩트 있는 15분 남짓한 짧은 애니메이션이지만 여운은 무척이나 진합니다.

피그는 댐을 지키는 댐키퍼입니다. 정확히는 정해진 시간마다 풍차를 돌리는 일입니다. 열심히 일하니 어쩔 수 없이 지저분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하길래 매일같이 그을음이 묻은 꾀죄죄한 모습일까요.

마을과 '어두움'을 경계짓는 댐. 동화책에서는 꿈도 희망도 없는 새까맣고 무서운 세상을 '어두움'이라고 통칭해 표현합니다. 이 어두움은 미세먼지처럼 환경오염일수도 있고, 우리가 피하고 싶은 모든 것들이기도 합니다. 풍차를 돌리지 않으면 '어두움'이 댐을 넘어 마을로 넘어와버리게 됩니다. 정해진 시간에 풍차를 돌려야하는 피그의 역할은 막중합니다.

하지만 지저분한 피그는 늘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왕따를 당하는 외톨이 신세입니다. 그러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합니다. 애초에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졌다며 자조하면서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 전학 온 친구가 보여준 친절 덕분에 새로운 감정에 빠져들게 되지만, 오해때문에 큰 실의에 빠져버립니다. 결국 풍차 돌리는 일까지 잊어버리지요.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캐릭터에게서 뿜어져나오는 기분이 들 정도로 감성충만한 일러스트가 인상 깊었어요.

돼지, 여우, 하마 등 동물을 이용한 캐릭터여서 우화 분위기를 자아내는 <댐키퍼>. 이 사회 곳곳에서 제자리를 지키며 일하는 알려지지 않은 영웅들의 모습을 그려보게 합니다. 은연 중에 우리는 직업을 비하하거나 멸시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 함께 읽어보세요. 우리집 청소년 아들은 돼지가 마인크래프트 돼지처럼 귀엽다면서 피그의 표정과 행동에 무한애정을 표현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