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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와 함께 갈 거야 ㅣ 꼬마도서관 6
라켈 디아스 레게라 지음, 정지완 옮김 / 썬더키즈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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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정체성을 잘 찾고 행복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주제의 책들을 작업하는 스페인 그림책 작가 라켈 디아스 레게라의 <난 나와 함께 갈 거야>. 자존감, 자아존중, 개성,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아이들의 시선에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내 일부분만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날 보세요. 내 모습 그대로 온전하게. 제발 실수하지 마세요." - 호안 마누엘 세라트 (스페인의 유명 가수,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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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자기 자신일 수 있는 무언가는 무엇일까요. 내 아이가 남과는 다른 특별한 행동과 생각을 한다면? 남다른 개성으로 튀는 아이라면? 혹시 부정적인 단점을 먼저 떠올리진 않았는지요. 내 아이만의 개성을 정말 개성으로 오롯이 바라봐 줬을까요.
우리 집 십 대 청소년 아들은 평일 저녁엔 체육관, 주말엔 장거리 학원을 다니는데요. 엄마 입장에서는 그냥 또래들과 비슷한 공부 스케줄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현실 한숨 팍팍. 그러다 만난 <난 나와 함께 갈 거야>는 아이가 지금 가진 그 개성, 아이가 꿈꾸는 모습을 빼버리면 어떤 모습으로 남을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 계기가 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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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을 짝사랑하게 된 '나'. 코끝이 간지럽고 무릎이 휘청거릴 지경입니다. 그런데 이런 내 마음을 마틴은 알아주지 못합니다. 어떻게 해야 마틴의 눈에 띌까요.
소녀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날개를 가지고 있고, 새들이 따라다닙니다. 표정은 설렘 그 자체입니다. 첫사랑에 빠진 사랑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내 아이가 정말 이렇게 다닌다면? 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에 맞추고 싶어집니다. "머리를 풀고 다녀, 안경을 벗어, 활짝 크게 웃지 마, 흥얼거리지 마, 주근깨를 가려." 등등. 친구들의 조언에 따라 지금 내 모습을 하나씩 바꿔봅니다.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해 애씁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변화를 거듭할수록 예전의 나는 사라집니다. 겉모습과 행동을 바꾼 것뿐인데도 뭔가를 잃은 기분입니다. 마음이 헛헛하고 공허해집니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변화했는데 뭐가 잘못된 걸까요. 누군가에게 맞추기 위해,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해 바꾸는 것은 결국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게 되어버린 것과 같습니다.
"내 곁을 떠난 새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 난 나와 함께 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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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 넘쳤던 색채가 점점 무채색으로 변하는 그림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마음에 구멍이 뻥 뚫린 듯한 아이의 무감한 표정은 더 이상 첫사랑의 설렘을 간직한 아이의 표정이 아닙니다.
주체적인 삶을 살자든지,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려줍니다. 내 마음을 바라보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군더더기 없이 명쾌하게 보여줍니다.
자아 상실, 자존감, 주체적인 삶 같은 주제는 어른들에게도 인기 있는 주제일 정도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도록 원하고 애씁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아이들에게는 획일적인 기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재단해오진 않았는지요. <난 나와 함께 갈 거야>로 자기다움이 뭔지 아이들과 솔직하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내 아이의 것을 함부로 빼앗아온 건 없었는지... 그러다 부끄러움이 밀려오며 이불킥하는 날이 될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