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 - 삶을 에세이로 만드는 방법

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 - '글밥' 먹은 지 10년째, 내 글을 쓰자 인생이 달라졌다
이하루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2월

글로 옮겨지는 인생은 따로 있는 걸까? 작고 시시한 삶은 글감이 될 수 없는 걸까? 내 하루를 글로 써보면 어떨까? 10년 넘게 글쓰기로 밥벌이를 해온 이하루 저자가 어느 날 문득 든 이 궁금증을 직접 에세이로 풀어낸 결과물은 결국 책으로 출간되었고, 그 과정을 담은 이야기가 바로 이 책 <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입니다.

성공해서 30대에 자서전을 출간할 거라는 포부를 가졌던 청춘 시절을 뒤로하고, 그동안 간혹 영화 같은 사건이 벌어지긴 했지만 내 얘기를 '쓸 만한 삶'을 살았는가 고민한 이하루 저자. 기자, 카피라이터, 기업사내방송작가 등 10년 넘게 글로 밥벌이를 했지만, 가끔 평범하고, 대부분 평범에도 미치지 못했던 삶만 기억에 남습니다.

겨우 용기 내 '나의 비정규직 직장생활'에 관한 얘기를 썼고 상을 받고 출간하게 되면서 쓸 만한 삶이란 쓰는 삶이다 라는 답을 찾게 됩니다. <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는 시시한 일상도 써보면 새롭다란 걸 보여줍니다.

23편의 에세이와 23가지 글쓰기 팁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일기도 몇 줄 못 쓰는 이들에게 도움 되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뻔한 일상을 새롭게 느껴보는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같은 주제를 풀어내도 재미있고 공감되게 풀어내는 블로그 글쓰기에도 쏠쏠한 도움 될 겁니다.

일상이 '노잼'인데 '글감' 찾기부터 막힙니다. 뭘 써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면 저자의 글쓰기 루틴 찾기처럼 사소하다고 무시해버렸던 일상을 글로 무작정 옮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시시한 일상이라고 스스로 차단해버렸던 것들이 아까워질 겁니다.

글쓰기는 독서보다 몰입하기 더 어렵다고 합니다. 막힐 때 풀어내는 저자의 팁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한 줄로 로그라인을 써보는 작업은 맘에 쏙 들었어요. 제 경우에도 한줄평처럼 가이드라인을 잡은 문장을 생각해두면, 글 쓰는 도중에 이탈하지 않게 도와주더라고요.

에세이라는 장르에 대한 핵심을 잊지 않도록 이끌어줍니다. 에세이는 화려한 문장으로 자신을 감추는 것보다 깨닫고 변화되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편이 매력적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미묘하게 다른 하루하루. 쓰다 보면 부끄러워지는 경험도 하게 됩니다. 최악만 있고 최선은 없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죠. 상처를 글로 옮기면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는 과정을 글쓰기를 통해 알아나가게 됩니다. 글쓰기는 상처를 이겨낼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내는 일이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일상에서 글감을 잡아두는 팁, 경로 이탈한 글을 살려내는 팁, 읽기 좋고 듣기도 편한 글 쓰는 팁 등 소소하게 챙겨야 할 조언을 들려줍니다. 이 책은 글쓰기는 이러이러해야 한다 식의 이론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어서 어떻게든 써보게끔 동력을 불어넣어 주는 데 주력합니다.

삶을 에세이로 만드는 비법은 결국 내 하루하루를 주목할 때 힘을 발휘합니다. <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는 너무 가까이 있었기에 깊게 알지 못했던 삶이 글로 쓰이고 주목받는 요즘, 내 이야기도 글로 볼 만한 가치가 있음을, 내 삶이 꽤 쓸 만한 단 사실을 깨닫게 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깨닫게 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