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퀸 : 왕의 감옥 1 레드 퀸
빅토리아 애비야드 지음, 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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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 퀸 : 왕의 감옥> 1, 2권 리뷰입니다.


레드 퀸 시리즈는 피로 계급이 나뉜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입니다. 열등한 존재로 취급받는 붉은 피로 태어난 적혈, 신의 자리에 군림한 은색 피를 가진 은혈, 거기에 2부 유리의 검 편에서 본격 등장한 새로운 능력을 가진 신혈까지.


현 왕국과 대립 구조를 이루는 적혈을 중심으로 한 진홍의 군대는 신혈인 주인공 메어와 모함을 받고 동생으로부터 쫓겨난 은혈 왕자 칼이 힘을 더한 뒤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는 일생 동안 은혈들이란 우리의 주인이자 우리보다 더 나은 자들, 우리의 신들이라고 배우며 살아 왔다." - 책 속에서


레드 퀸 3부 왕의 감옥 편에서는 전 약혼자이자 은혈 왕 메이븐에게 붙잡힌 메어의 상황으로 시작합니다. 쇄골에 새겨진 낙인을 안고 메이븐의 사슬에 묶인 채 추락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메어. 왕의 비틀린 집착이 최고조를 달합니다.


3부는 감금 생활을 하는 메어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버티는 모습 속에서 작가의 메시지를 잘 드러내고 있는 파트라고도 볼 수 있어요. 힐러리 로댐 클린턴의 희망의 메시지를 3부 시작 시점에 보여준 의도와도 잘 맞물립니다.


레드 퀸 시리즈 적혈의 여왕, 유리의 검에 이어 왕의 감옥 편에서는 더욱 스케일이 커집니다. 진홍의 군대 뒤에 숨은 배후, 현 왕 메이븐에 대한 반역을 일으키는 무리, 그에 맞서는 메이븐의 책략은 무엇인지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번개의 힘이 막힌 채 메이븐의 궁에 붙잡힌 메어.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고자 스스로를 희생했지만, 오빠는 죽었고 자신은 죄수 신세가 되었습니다. 독자는 그토록 메어에게 집착하는 메이븐의 심리를 슬쩍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재미있게도 그토록 메어를 죽이고 싶어한 현 왕의 약혼녀이자 왕비가 될 에반젤린에 대한 이야기는 살짝 밋밋해져가는 스토리에 신선한 자극을 얹어줍니다. 타국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결합으로 약혼녀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상황이 더해지며 에반젤린의 향방은 4부에서도 기대하게 만듭니다.


레드 퀸 : 왕의 감옥 편에서는 노르타 왕국 내전의 문제를 넘어 왕국 대 왕국 간 서로의 이권을 위해 아귀다툼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전개되어 어떻게 결말을 낼지 정말 기대됩니다.


이 소설의 고구마 담당인 쫓겨난 왕자이자 메어의 남자인 칼이 또 한 번 우리에게 고구마를 안겨줄 것 같은 예감이 극심하게 들긴 하지만요 ㅋㅋ. 이번에도 비중 있는 전투신들이 나와서 머릿속으로 신나게 상상해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영화화 잘 하면 대박인데 못 하면 망조가 보일만한 그런 판타스틱한 장면들이 가득합니다.


은혈로 둔갑된 메리어나도 아닌 신혈 번개 소녀도 아닌 메어 배로우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주는 <레드 퀸> 시리즈. 주인공 메어를 포함해 악녀 역에 해당하는 에반젤린, 진홍의 군대 장군 팔리 등 여성 활약이 대단합니다. 불평등, 독재, 증오, 소수자, LGBTQ 등 저마다 한 인간으로서 존재의 이유에 고민하고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희망을.  (중략)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아니면 정확히 무엇을 희망하는지조차 모르겠다. 그저 희망을 계속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밖에는 모른다. 그것이 내 안의 어둠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패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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