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할 땐, 책 - 떠나기 전, 언제나처럼 그곳의 책을 읽는다
김남희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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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필수품 두 개를 고른다면 여행과 책이다." - 여행할 땐, 책

 

여행은 몸으로 읽는 책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고 말하는 여행가 김남희. <여행할 땐 책>에서 여행지와 그녀를 연결해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저도 외출할 때, 여행 갈 때 언제나 책 한 권 먼저 챙기는 게 익숙한 패턴이 되었는데요. 아무 책이나 가방에 넣는 게 아니라 내가 갈 곳을 생각하며 그곳만의 분위기에 어울릴만한 책을 고르게 되더라고요. 사실 정작 들고나가서는 한 장도 못 읽고 책 표지 사진만 덩그러니 찍고 끝날 때도 많지만, 어쨌든 항상 책 한 권쯤은 챙기게 됩니다.

 

'걷기 여행' 붐을 일으킨 도보여행가이자 혼자 배낭여행하길 좋아하는 김남희 저자도 그렇대요. 그 도시와 어울릴 책을 고를 때 설렘은 최고치를 찍는다고 말이죠. 여행지에서 책을 읽는 즐거움은 맛본 이들만이 알 수 있는 감정일 겁니다.

 

 

 

<여행할 땐, 책>에서는 여행을 떠나기 전 읽은 책, 여행지에서 습관처럼 펼쳐 든 책들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여행지와 관련한 책이어서 그런지 이 책을 읽다 보면 그곳으로 떠나고픈 마음이 불쑥 솟거나 여행지의 감성이 담긴 그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리스의 작은 고양이 섬 이드라를 여행했을 때의 에피소드부터 취향저격 당했어요. 매일 낮잠을 자는 삶이 가능한 그곳에서 고양이도 사람도 최선을 다해 낮잠을 잤다면서...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내며 생각난 책 한 권이 후지와라 신야의 <인생의 낮잠>이더라는 겁니다. 이 책에 글쎄 고양이 섬 탐방 이야기가 들어있다네요. 책 자체에 관한 소개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유혹 수준으로 짧은 편이에요.

 

장 크리스토프 뤼팽의 산티아고 순례기 <불멸의 산책>을 통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는 우리의 모습을 더듬어보고, 부탄 동쪽 끝 작은 마을 치몽의 살아있는 공동체를 경험하며 에릭 와이너의 <행복의 지도>를 읽기도 합니다. 오르한 파묵의 소설 <내 마음의 낯섦>을 읽고 보자 boza의 정체가 궁금해 이스탄불행 비행기를 끊기도 했더라고요. 고작 음료 따위가 궁금해 여행을 떠난 에피소드처럼 정말 여행과 책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했어요.

 

읽고 싶은 책 리스트는 어김없이 늘어납니다. 유럽의 서점들 이야기에 등장하는 개브리얼 제빈의 <섬에 있는 서점>은 독서가라면 좋아할 만한 주제의 책이지요. 삶을 바꾸는 한 번의 여행에 관해 진지하게 파고든 책 <리스본행 야간열차> 같은 경우는 지레짐작 편견을 가지고 내팽개진 책이었기도 했는데, 이번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토록 쉬운 일탈은 없다. 책을 집어 들기만 하면 된다. 숨 막히게 답답한 이 세계를 잠시나마 벗어나 책 안의 새로운 세상에서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떤 삶이든 선택할 수 있다. 멀리 떠날 수 없을 때 나는 책 속으로 떠난다.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알 수 없을 때면 작은 서점을 찾아간다. 확고한 취향을 가진 주인이 선별한 책들을 들여다본다. 그가 조심스레 인도하는 낯선 세계 속으로 발을 디디며 내가 살지 못하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을 만난다. 서점이라는 작은 공간은 이토록 커다란 세계를 품고 있다." - 여행할 땐, 책

 

여행을 다녀온 후 다시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을 안겨주는 독서. 책을 읽고 그곳 사람들을 더 이해할 수 있었고, 한 권의 책이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기도 합니다. 집 바깥이 더 익숙한 삶을 살고 있는 여행가에게 깊이 있는 세계관 확장이 가능했던 건 언제나 그곳과 연결된 책과 함께했기에 가능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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