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 - 현실은 엉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원지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튜브 영상 중 외국인 반응 영상을 꽤 오래전에 우연히 보고는 깔깔댔었는데, 이제보니 이 분이셨어요 ㅋㅋ. 인상과 말투가 매치가 안 되어 좀 어색해 하다가도 묘하게 화법에 빠져들면서 영상을 계속 보게 만드는 '원지의 하루'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여행 유튜버.

 

짠내 풀풀나는 원지의 좌충우돌 성장 에세이, 현실은 엉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에서 20대, 30대를 헤쳐가는 청춘의 고민과 해법을 만나보세요.

 

 

여행 크리에이터로 살고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참 다사다난한 시간을 거쳤더군요. 판잣집 생활을 하던 팍팍한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어 첫 해외여행을 계획한 원지씨. 실행에 나서기까지 악착같이 여행자금을 모아야 했겠구나 짐작될 겁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도 여행을 가야하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여행에 최적화된 헤어스타일을(일명 뽀글이 파마) 하고 3개월여 간의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기까지 설렘과 긴장, 걱정이 가득했지만 짠내 나는 생활을 뒤로하고 아프리카로 갔습니다.

 

스스로 쫄보라고 말하듯 여자 혼자 여행하면서 숱한 사건들이 터지지만, 질겅질겅 씹어댈 수 있는 추억담으로 남았습니다.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에서는 여행을 하게 된 동기와 실행하기까지의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힘들게 떠난 아프리카 여행이 남긴 깨달음? 남이 보기엔 거창하지 않을지라도 새로운 뭔가를 위한 씨앗이 되었음을 우리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물도 전기도 없는 우간다에서의 봉사활동은 무료하고 답답했던 한국의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큰 꿈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순수 여행기가 이 책의 반 정도 분량을 차지하고, 이후엔 여행을 다녀온 뒤 일상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진로, 취업, 스타트업 창업 등의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정말 스펙타클하더라고요.

 

여행에서 내 인생의 목적을 찾았고, 다녀온 뒤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식으로 흘러갈 줄 알았다면 오산입니다. 짠내 생활은 여전히 이어집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는 일은 계속되었고,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런 삽질들이 하나씩 모여 결국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더라는 걸 보여줍니다.

 

아프리카 유튜버 양성 사업 역시 그랬습니다. 아프리카 여행의 경험과 당시 한국에선 유튜버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시절에 이미 영상으로 기록하기 시작한 원지씨의 노하우가 새로운 길로 이끌었습니다. 손 댄 것마다 남들이 말하는 '실패'를 맛보긴 했지만요.

 

 

온 마음을 다해 도전하고 실천하며 살아왔지만 남은 건 없는 인생. 그러다 보니 무기력함이 찾아오고 슬럼프에 빠지는 시기도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상을 기록하면서 깨달은 건 하루하루가 의외로 즐거운 순간들로 채워져 있더라는 겁니다.

 

어느새 서른의 나이를 넘겨버리고 안정적인 직업을 심각하게 고민할 나이이지만, 원지씨는 미국으로 떠납니다. 이 역시 삽질이 쌓여 포트폴리오가 되었기에 떠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겁니다. 그곳에서 머문 1년의 자취생활은 유튜브 영상으로 고스란히 볼 수 있습니다.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에 소개된 에피소드들을 영상으로 보니 더욱 생생하게 와닿더라고요.

 

여행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들인 노력은 N잡러 프리랜서의 삶을 살게 했고, 1인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수 있는 탄탄한 저력이 되었습니다. 여행 유튜버가 업이 되면서 예상치 못한 점들도 속출하니, 고민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설렘이 사라진 여행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여정을 함께 하다보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힘든 상황이 생길 때 노련하게 대처할 수 있는 팁을 얻게 될 겁니다.

 

예쁜 사진이나 감성 글귀 따윈 없는, 털털하게 까발린 에세이인데 그래서 더욱 리얼한 감동이 진합니다. 자유롭게 여행하면서 돈도 벌고 싶은 여행 크리에이터 준비생이라면 유용한 포인트를 꽤 많이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도 마찬가지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진리를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에서 보여줍니다. 여전히 20대 때의 고민을 아직도 하고 있지만 그게 인생이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