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하다 - 조승연의 뉴요커 라이프 에세이

리얼:하다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10월

뉴욕에 안 가본 사람도 I ♥ New York 티셔츠를 입을 정도로 왜 사람들은 뉴욕에 끌릴까요. 세상에서 가장 열악하면서도 주거비용이 비싼 뉴욕임에도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익숙한 현대 생활의 많은 것들이 뉴욕에서 발명되었다고 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재테크, 싱글즈 라이프, 쇼 윈도우 등등 현대 도시문명의 원류 뉴욕. 세계 곳곳 도시에서의 삶을 경험해본 조승연 저자가 뉴욕만 가지고 있는 매력을 들려줍니다.

뉴욕이라는 도시를 만들어낸 뉴요커의 철학, 세상을 사는 방식을 이야기한 책 <리얼:하다>. 처음엔 그저 그런 뉴욕 감성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뉴욕을 뉴욕답게 만든 뉴요커가 세상을 사는 방식에 관한 날카로운 시선을 만날 수 있습니다.

뉴요커다움이 뭔지 보여주는 일화들을 통해 뉴요커의 일하는 방식, 행복 공식이라는 통찰을 끌어내는 이 책, 읽을수록 빠져듭니다.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에 관해 들려준 전작 <시크:하다>에서는 6년간 프랑스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프랑스인들의 삶의 태도를 만날 수 있는데 :하다 시리즈가 앞으로도 쭉 나오면 좋겠어요.

시급 알바하는 한국 대학생과 CEO가 많은 뉴욕 대학생을 비교하며 진정한 자유와 존재감은 경제적 자립에서만 온다는 생존 법칙을 이야기합니다. 게리비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CEO 게리 바이너척은 빠른 말투와 발걸음을 가진 뉴요커의 모습을 대변하는데요. 자신의 비즈니스 철학과 비전에 대한 엄청난 인사이트를 뿜어내는 게리비. 인생을 바꾸는 에너지인 '허슬' 개념은 뉴요커의 삶을 표현하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조승연 저자가 한국 방송 생활을 하기 시작했을 때 딱 이런 분위기를 풍겼던 것 같아요.

고향을 버리고 떠밀려온 아웃사이더, 이민자 출신이 많은 뉴욕. 행복의 첫 단추는 질긴 생명력입니다. <리얼:하다>에서 뉴요커의 생존 역사를 하나하나 읽다 보면 우리 정서와는 다른 뉴요커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새로운 콘텐츠는 남의 스토리가 나에게 중요할 때 가장 잘 발견된다. 선입견을 내세우지 않고 일단 귀를 여는 것, 이것이 바로 뉴욕 문화 파워의 근원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 리얼:하다

천문학적인 뉴욕의 부동산 값은 정말 상상 그 이상입니다. 미드 <프렌즈>에서처럼 친구들 몇 명이 같이 세를 사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는 어마무시한 뉴욕의 월세. 이런 상황에서도 뉴욕으로 몰리는 이유는 새로운 시작이 가능한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뉴요커들은 인생에 '정답이 없다'를 인정하기 때문에 수많은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에서도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리얼:하다

재즈, 힙합, 그래피티 문화가 탄생한 할렘, 예술의 본거지 소호와 브로드웨이 등 동네마다 색채가 전혀 다른 뉴욕은 전 세계의 문화 압력솥과 같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도시문화를 형성한 뉴욕은 자신도 모르고 있던 자기의 면모를 발견하는 도시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뉴요커라는 단어로 다양한 사람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는 곳은 이곳뿐일 겁니다. 관광객으로 바라보던 뉴욕과는 다른 뉴요커의 뉴욕을 이야기한 책 <리얼:하다>. 인생을 다채롭게 사는 법, 외롭지 않게 사는 법, 교육 철학 등 뉴요커들의 가치관을 알아갈수록 뉴욕의 진짜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