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재일 수 있다 - 당신의 재능을 10퍼센트 높이는 신경과학의 기술
데이비드 애덤 지음,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약 860억 개의 세포들로 뒤엉킨 인간의 뇌. 흔히 우리는 뇌의 10퍼센트만을 활용할 뿐이고 뇌의 잠재력을 전부 활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왔고 그렇게 믿고 있을 겁니다. 과거의 통념에 매몰된,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지만 한편에선 이미 암암리에 거래되는 똑똑해지는 약으로 알려진 스마트 약물로 뇌를 변화하고 개선하는 뇌의 신경강화를 원하는 시대입니다.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 편집자인 데이비드 애덤은 심한 강박 장애 문제를 치료받으며 인지강화 후 실제 뇌 스캔 시 뇌세포 간의 배선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난 뇌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뇌 기능의 일부를 깨워 인지 능력 향상이 가능해진 겁니다. 그렇다면 정신적으로 건강한 이들에게도 이점이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나는 천재일 수 있다>에서는 뇌의 작동 방식을 바탕으로, 인지 능력을 강화하는 신경과학 기법을 탐구합니다.

 

 

 

딱딱한 내용일 것 같지만 술술 잘 읽히면서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궁금증을 유지해 끌고 가는 책입니다. 저자가 의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경험은 직접 해보거든요.

 

전기 충격받은 뇌세포는 각성 상태가 되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주변부와 연결 고리를 만들려고 한다는 이론을 실험합니다. 흡사 사형집행 전기의자 같은 걸로 뇌 전기 자극 실험을 하기도 하고, 인지 강화 후 전 세계 상위 2퍼센트에 해당하는 IQ를 가진 사람들에게 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멘사 시험도 봅니다.

 

전기 충격 요법의 폐해를 심심찮게 들어왔던터라 전기 단어만 들어도 감전되는 듯한 불쾌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영화 <커런트 워>에서 쇼맨십의 천재 에디슨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나는 천재일 수 있다>에도 에디슨의 사형집행 전기의자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경쟁자의 교류 방식을 악의적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제안된 전기의자의 탄생 비화를 보면 꽤 충격적이랍니다.

 

사람의 지능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해왔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잠든 뇌를 깨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억력, 추론 능력,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누구나 바랄 겁니다. 한마디로 똑똑한 뇌를 후천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신체 능력 강화를 위해 금지 약물을 쓰는 것처럼 인지 강화도 어떻게든 가능하다면, 그로 인한 영향력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말이죠. <나는 천재일 수 있다>는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의문과 문제점을 하나씩 짚어갑니다.

 

 

 

뇌 작동 방식에 따라 발전된 다양한 요법들. 전기충격 요법처럼 극단적인 방법도 있고, 지능을 높여준다는 약물도 있습니다. 일부 사례를 근거로 사회로 확장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뇌의 활동을 열어주고 숨은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실행됩니다.

 

정상, 보통 상태로 복귀하기 위한 치료보다 강화에 집중했을 때 생기는 문제들도 짚어줍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이 주제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논의하지 못한 상태이고요. 하지만 인지강화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합니다.

 

지능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극과 극을 달리는 사고방식을 가진 역사를 자랑합니다. 결핵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전기요법을 사용했고, 우생학 등 편향되고 오염된 연구가 많았습니다. 전기요법만 해도 시대에 따라 목적과 사용법이 달라져왔고, 똑똑하게 만들어준다는 상품도 숱하게 나왔습니다.(저도 베이비 아인슈타인 DVD 샀던 엄마입니다). <나는 천재일 수 있다>는 지속적으로 논란이 된 주요 이슈들을 의학적, 기술적, 신경학적 의문을 통해 탐사합니다.

 

병으로 인한 손상, 특이 발달 등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지름길일 수도 있습니다. 인지강화에 대한 것을 알면 알수록 놀랍고 윤리적 의문은 늘어만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탐구가 없다면 발전은 없습니다. <나는 천재일 수 있다>는 인지강화에 대한 논의를 통해 가능성과 위험을 직시하도록 촉구하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