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트] 저스티스 1~3 세트 - 전3권
장호 지음 / 해냄 / 2019년 7월
평점 :
최근 방영 시작된 KBS 드라마 저스티스(Justice). 배우 손현주, 최진혁, 나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법정드라마 저스티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묘사로 탁월한 몰입도를 보여준 원작 소설 <저스티스>는 더 꿀잼입니다.
장호 작가의 원작 소설을 읽는 내내 ' 와... 이런 내용을 드라마화한다고?! 배우가 누구냐!' 소리 절로 나올 정도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정치, 연예, 언론, 경제 등 한국 사회 다방면의 음지를 다룹니다.
드라마와 원작소설 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이름이 다르거나 설정이 살짝 다른 경우도 있고, 스토리 시간차도 원작소설과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호불호는 각자의 몫이고 아직 드라마는 초반이니 두고 봐야겠지만, 원작소설 <저스티스>는 책과 친하지 않은 분들도 재미 느낄만한 요소가 많다는 거예요. 미스터리 소설, 법정 소설, 범죄소설 좋아하는 장르소설 애호가라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저스티스>는 인상적인 감동을 안길 책이 될 겁니다.
네이버 웹소설 연재 당시에도 좋은 평을 받은 미스터리 소설 <저스티스>. 드라마에선 표현하기 까다로운 서사도 많아 원작소설로 꼭 읽어야 인물의 행동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지방대 출신, 연수원 최하위 성적으로 변호사가 되었지만 승률 99.9퍼센트의 변호사 이태경. 절대 지지 않는 변호사이자 스타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배경을 알면 알수록 안타까움이 철철... 하지만 소설 속 이태경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개.새.X. 정의롭지 않은 현실에 좌절한 이태경에게 마수를 뻗친 현 회장과의 계약에 묶여 어느새 불법적인 일을 변호하며 살고 있습니다.
한 번 본 건 사진 찍듯이 기억하는 과잉기억증후군 서준미 검사. 정의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시한폭탄 검사라는 별명을 가졌지만 그 외의 것에는 엉뚱미를 풍깁니다.
연수원 시절의 연애 감정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태경과 준미는 각자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일이 자꾸 얽히게 되면서 태경의 삶은 점점 고통스러워집니다.
소설 <저스티스>는 뉴스에서나 보던 사건들이 어우러져 한국 사회의 이면에 자리 잡은 거대한 어둠을 낱낱이 고발합니다. 권력을 위한 아귀다툼, 연예계 성 상납, 기업의 산업재해 문제, 학교 폭력 등 굵직굵직한 사회 이슈들의 창고입니다.
캐릭터도 참 다양합니다. 뻔한 악질도 있는가 하면, 경악스러운 사이코패스도 있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들, 사회적 약자 그리고 언론의 프레임에 따라가던 우리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습니다.
현 회장처럼 (드라마에선 송 회장) 사람의 마음을 장악하고 조종하는 데 천부적인 능력을 가지고 음지의 리더로 자리 잡은 캐릭터는 꽤나 센 편이라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세상을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는 일을 위해 법조계에 들어선 태경이가 어떻게 악에 낚이고, 변하고, 또 변하는지... 그 여정은 결코 뻔하지 않아서 몰입도가 최강이었어요.
이제 정의로운 세상 따위는 그만 꿈꾸기로 한다. - 책 속에서
정의롭게 산다는 것. '도덕적 딜레마 없이 거저 주어지는 정의란 없다'라는 대사 속에 현실 정의를 생각해봅니다. 정의로운 세상을 꿈꿨지만 어느새 스스로가 괴물이 되어버리는 현실. 누군가는 정의를 위해, 누군가는 돈을 위해 살지만 제각각의 목적이 향하는 곳은 결국 자신이 꿈꾼 욕망의 충족이 아닐는지요.
무척 큰 판이 펼쳐진 두꺼운 세 권 분량임에도 순삭하게 만드는 몰입도 좋은 장르소설 <저스티스>. 웹소설 연재 문체가 남아 있어 문장 자체가 긴 편이 아니고 빠른 전개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게 이 소설의 매력입니다. 흡인력 하나는 제대로예요. 연재 당시에도 다음 화 기다리느라 난리 났었지 싶겠더라고요. 요즘 한국 장르소설의 퀄리티는 상상 그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