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간호사 월드
최원진 지음 / 북샵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직무 스트레스야 누구에겐들 없진 않겠지만 그동안 사회의 암묵적인 관행과 불합리한 인식이 고착된 직업 중 하나가 간호사일 겁니다. 다행인 건 내부에서부터 하나둘 힘을 모아 그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사회의 시선을 조금씩 변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거죠. 간호사 웹툰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그중 한 가지입니다.

 

현직 간호사 최원진 저자의 간호사 웹툰 <리얼 간호사 월드>는 본인의 이야기야 함께 많은 간호사들의 사연을 받아 그림 그린 간호사 일상 웹툰입니다. 첫 느낌은 이거 실화냐! 싶을 정도로 입이 떡 벌어지더라고요.

 

 

 

<리얼 간호사 월드>에는 간호사의 인권에 관해 함께 고민해야 할 묵직한 사연도 있는 한편 간호사가 아니더라도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사연도 많아 현직 간호사, 간호사 지망생, 일반인까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만화입니다. 전문용어도 제법 나오지만 스토리 이해에 방해되는 수준은 아니었어요. 지나고 보면 추억으로 남는 사연, 힘든 와중에도 깨알 웃음을 툭툭 던지는 사연을 배치해 완급 조절도 잘 하고 있어요.

 

어디에서건 지치게 만드는 사람은 꼭 있듯, 병원이라는 공간이라고 해서 다를 건 없습니다. 하지만 폐쇄적인 환경으로 만들어진 관행이 사람을 사람답게 대우하지 못하는 곳으로 변질되는 부분은 변화해야겠지요. 변화의 필요성을 이제는 그들의 목소리로 내고 있다는 게 달라진 점일 겁니다.

 

 

 

우리가 몰랐던 간호사 세계를 그린 <리얼 간호사 월드>.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의 대부분은 미숙한 직무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인격을 배려하지 않는데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보였어요. 내가 그런 일들을 겪어왔으니 너도 그래야 한다는 방식은 이미 구시대 유물이 된 줄 알았는데 여전히 살아남아있었습니다. '태움'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외부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서로를 향해 악순환되는 방식은 분명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사회가 지금까지 간호사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 생각하게 한 <리얼 간호사 월드>. 다 그렇게 해왔다는 변명 대신 내 가족이 현실 간호사처럼 일한다고 생각해본다면 어떨까요. 희생하고 봉사한다는 것이 노예와 동의어가 아니라는 것을 날카롭게 짚어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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