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의 감각 - 믿음이 아니라 사실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법
바비 더피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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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그대로 믿는 게 아니라 믿고 싶어하는 대로 믿는다?!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 어디선가 본 정보들, 누구나 다 그렇게 알고 있는 상식이라 믿었던 것들. 정말 사실일까?

 

우리가 세상을 왜곡해서 본다는 주제에 관해서는 한스 로슬링 가족이 쓴 책 <팩트풀니스>를 읽으며 이미 큰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팩트풀니스>는 범세계적인 주제로 폭넓게 다뤘다면, <팩트의 감각>은 전 지구적 이슈는 물론이고 건강, 성행위, 돈, 범죄, 선거, 온라인세계 등 일상생활 영역까지 다루고 있어 좀 더 직관적으로 와닿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주에서 만리장성이 보일까?"라는 대답에 대부분 그렇다고 답할지도 모릅니다. 우주비행사가 그렇게 말했던 것 같기도 하고, 책에서도 읽은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정답은 '보이지 않는다'입니다. 만리장성이 우주에서 보인다는 내용은 중국 교과서에도 사실로 실렸을 정도입니다.

 

이민자 수, 10대 임신율, 범죄율, 비만율, 페이스북 이용자 수 등 다양한 질문에 우리 대부분은 틀린 답을 내놓습니다. 쉽고 뻔한 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라도 생각을 바꿔야겠어!'라고 할까요? 재미있게도 기존 생각을 고집하는 경우가 무척 많다는 겁니다. 수치를 보면서도 에이 설마~ 하는 거죠.

 

 

 

잘못된 인식은 오래 지속됩니다. 단순히 익히지 못해 무지한 것과는 다릅니다. 잘못된 인식은 현실을 완전히 오해합니다. 스스로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이런저런 문제들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기초적인 사실부터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상당했어요.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면 문제의 핵심을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사고방식과 감정이 합쳐진 개인적 편향과 사회의 영향을 받아 현실 인식을 왜곡하는 경우는 생각 외로 많다는 걸 <팩트의 감각>에서 다양한 사례로 보여줍니다.

 

얼마나 잘못 인식하고 있는지 예상을 빗나가는 통계가 수두룩합니다. 나는 그래도 양호한 편이라는 생각을 하고 추측했던 사례들이 적나라하게 파헤쳐지는 걸 보면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세상 인식은 현실 너머에 있다. - 책 속에서

 

 

 

앞서 새로운 사실을 보면서도 믿지 못한다고 언급했는데, 더 많은 사실 정보 전달만으로는 내 인식을 바꾸기 힘든 경우가 무척 많다는 것에 암울해지기도 합니다. 내 주변엔 내가 믿고 있는 대로인 사례가 많아서, 통계에 잡히지 않은 부분이 있을 테니, 그것도 아니면 무작정 거부하는 태도 등 믿지 않는 이유 또한 참 다양합니다.

 

이처럼 정보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에 대한 효과가 생각 외로 낮다는 것은 꽤나 쇼킹했어요. 사실 정보만 새롭게 제시되면 넙죽 해결될 줄 알았는데, 우리의 사고방식과 감정 상태는 역시나 참 복잡미묘한 세계더라고요. 그만큼 우리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선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장애물이 탄탄히 자리 잡고 있음에도 <팩트의 감각>은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으며, 오히려 나아지고 있을 때가 많음을 짚어주면서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실히 말합니다.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말이죠.

 

나만 틀린 답을 내놓은 것도 아닌데 뭘. 하면서 안심하면 안 됩니다. 우리 행동에 결국 부정적인 영향을 주니까요. 우리의 생각이 틀린 이유를 이해하면 더 좋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팩트의 감각>은 문제의 심각성보다 해결 방법에 초점 맞추도록 도와줍니다.

 

알고리즘이 우리의 현실 감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기존 관점을 확증해주는 정보를 보여주는 세상이기에 잘못된 인식의 길로 빠지지 않는지 짚어보는 능력, 팩트 감각이 더욱 간절합니다. 믿음이 아니라 사실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팩트 감각은 우리의 관점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필수 역량이 되었습니다.

 

위트있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데다 실생활 이야기가 많아 독서 장벽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여러 생활 영역을 두루 다룬 <팩트의 감각>으로 믿음을 팩트체크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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