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 남과 북, 한반도 미식 기행

두 도시 이야기 - 서울.평양 그리고 속초.원산
JTBC <두 도시 이야기>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6월

JTBC 특집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두 도시 이야기>. 미공개 비하인드스토리까지 더해진 책으로 나왔습니다. 10년 만에 성사된 남북 공동 제작이라는 점, 국내 방송 최초로 소개하는 내용들 속에 남과 북의 다르지만 비슷한, 공감할 수 있는 코드가 나올 땐 울컥하는 감동을 받게 되더라고요.

10년만 지나도 확 바뀌는 세상에서 무려 7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남과 북은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두 도시 이야기>는 서울과 평양, 속초와 원산 두 도시의 맛을 따라가봅니다. 서민들의 생활과 문화가 반영된 음식이라는 소재로 연결한 겁니다.

북한에 대한 편견을 확 깨는 건 중국에서 평양으로 가는 비행기 안 기내식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햄버거와 탄산음료가 나온다니. <두 도시 이야기>는 그동안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얼마나 굳어있었는지 깨닫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평양의 대표 음식은 단연코 평양냉면이죠. 옥류관 평양냉면 말고도 옥류관과 쌍벽을 이루는, 종업원만 300명이 넘는 대식당 청류관도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김밥을 자동으로 말아주는 기계 장면에서는 나름 충격 먹기도 했어요.

30일간의 평양 취재에서 평양의 맛집들을 둘러보며 평양의 진짜 맛과 음식 문화를 만끽합니다. 생소한 음식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름만 낯설 뿐, 음식은 우리가 먹고 있는 것과 닮은 꼴입니다.

재미있는 건 그들 역시 입맛은 변했다는 거예요. 단짠에 길들여진 우리처럼 북한에서도 좀 더 매콤하고 자극적인 맛을 즐기는 추세라고 합니다. 오히려 평양냉면은 슴슴한 맛은 서울의 냉면이 해방전 평양냉면의 맛을 간직했다고 합니다.

시원한 동해바다와 백두대간에 위치한 속초와 원산, 두 도시의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원산항의 유래, 속초의 실향민 이야기 등 가깝지만 남과 북으로 나뉜 두 도시의 아픔과 그리움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오랜 세월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으며 서로 다른 문화로 나아갔지만 여전히 연결점은 있다는 걸 보여준 <두 도시 이야기>. 한국인의 몸과 마음에 새겨진 DNA는 남과 북이 함께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남한만 해도 지역별로 음식 맛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공감하는 맛이 있더라고요.

엄청 다를 것 같았지만 닮은 꼴을 보인 한반도 미식 기행 <두 도시 이야기>. 음식뿐만 아니라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엿볼 수 있었습니다. 냉면 마니아들이 갈 수 없는 성지 평양 옥류관 냉면. 언젠가는 그곳에서 인증샷을 찍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