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빙수의 전설 - 배꼽 잡는 팥빙수 탄생 설화

팥빙수의 전설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21
이지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9년 6월

귀염뽀짝 그림책 <팥빙수의 전설>을 소개합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모든 연령이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엄지 척! 강추하는 그림책입니다.

어렸을 땐 팥빙수 먹을 때 팥은 쏙 빼놓고 먹었어요. 얼음이랑 떡만 먹었... 그러다 몇 년 전부터 팥이 안 들어간 과일빙수라는 게 나오질 않나, 얼음알갱이 대신 사라락 녹아드는 눈꽃빙수가 나오질 않나. 암튼 제 입맛에 딱이다 싶은 빙수들이 나와 절 기쁘게 만들었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팥이 전혀 안 들어가니 그건 또 좀 질리더라고요. 뭔가 1프로 부족한 느낌이랄까. 역시 뭐든지 원조의 가치는 무시 못 하겠어요.

무더운 여름이면 생각나는 팥빙수. 시원 달달한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팥빙수를 소재로 이지은 작가는 신박한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름하여 팥빙수의 전설! 팥빙수의 탄생 설화라고나 할까요.

짱구 할머니라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렬한 눈썹을 가진 할머니. 빨간 모자 소녀가 빙의한 듯한 빨간 보자기를 머리에 둘러쓰고 열심히 밭일을 합니다. 장에 내다 팔 과일도 따고, 팥도 수확해 단팥죽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길을 나서는데...

오메 오메! 따뜻한 날에 눈이 오면 호랑이가 나타난다는 소문이 사실이 되어버렸어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호랑이의 친구일까요 ㅋㅋ. 백호랑이가 나타나 할머니에게 맛난 음식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표정이 대박이네요. 큰 고양이 느낌이네요.

"옜다. 이거나 먹어." 하지만 한 번만 먹고 단념할 호랑이가 아니죠. 자꾸 맛난 걸 내놓으라며 나타납니다. 할머니가 기지를 발휘해 도망쳐보지만 달달한 거에 꽂혀버린 백호랑이도 끈질기게 쫓아옵니다. 이젠 줄 것도 없는데... 할머니는 어떻게 될까요.

날강도 같은 백호랑이의 뻔뻔함은 끝이 없네요. 나름 재치있게 쫓아오는 백호랑이의 모습이 배꼽 잡을만합니다. 유머를 장착한 글과 그림이 장면 장면마다 유쾌합니다. 시선강탈하는 할머니댁 고양이도 한 매력 하는군요.

가슴속까지 시원하면서도 달달한 맛을 안겨주는 팥빙수. 더운 날 팥빙수 먹을 때면 팥빙수의 전설이 절로 떠오를 것 같아요. 코믹한 캐릭터와 웃긴 상상력이 조화를 이룬 재미있는 그림책 <팥빙수의 전설>. 계속 맛있는 걸 내놓으라고 조른 백호랑이와 팥빙수의 관계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