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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 - 하버드대 교수들의 진화론적 인생 특강
테리 버넘.제이 펠런 지음, 장원철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최근 읽은 <다윈의 실험실>에 이어 또 찰스 다윈 관련 책입니다. <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 제목에서 어느 정도 주제를 짐작할 수 있지만, 다윈의 진화론을 바탕으로 한 에드워드 윌슨 학파 계통의 줄기를 가진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하버드대 교수 테리 버넘, 제이 펠런 저자들은 이 책에서 인간이 가진 여러 문제들에 대해 진화론적 근거를 제시하며 해법을 내놓습니다.
의지, 노력, 열정, 꿈... 이런 것들이 정말 성공 방정식의 요소일까요? <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에서는 수백만 년 동안의 진화를 거쳐 만들어진 우리 몸속의 유전자에 집중합니다. 진화의 산물인 우리는 수백만 년 동안 작동하던 방식인 내 안의 본능을 파악하고 맞서야 우리가 말하는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는 거죠.
이 책의 목표는 '원시적 본능 길들이기'입니다. 이 말만 듣고는 뭔가 짐승의 본능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 행동에서 살피는 본능입니다. 무조건적으로 유전자 관점이라기보다는 문화적 환경 요인 역시 가능함을 밝힙니다. 다만 한 가지 요소에 매몰되지는 말아야 함을 일깨워주고 있어요. 다윈의 진화생물학을 바탕으로 인간 본성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취약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거기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행복, 사랑, 인간관계, 건강, 공부, 재테크 등 10가지 주제로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입각해 쓴 과학적 자기계발서 <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 왜 어떤 것은 자연스럽게 되는데 어떤 것은 죽어라 노력해도 안 되는 걸까? 유전자가 그렇게 몰고 가기 때문이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해 알려줍니다.
잉여분이 남지 않도록 돈을 소비하며 통장 잔고가 바닥인 사람을 예로 든 상황을 소개할게요. 수렵 채집 시대에 부의 의미는 음식의 형태로 존재했고, 저장이 힘든 그 시대에 여분은 썩어버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우리의 뇌는 음식이 썩어 없어지기 전에 다 먹어버리도록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는, 자동으로 저축계좌로 일정 금액이 이체되어 쉽게 빼낼 수 없게 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는 겁니다.
<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은 이런 방식으로 인생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을 진화론 관점에서 해석해 해결책을 마련합니다. 유전자가 결정적이고 절대 바뀌지 않는다 식의 논리는 아닙니다. 우리 욕망의 기원을 알 수 있는 메커니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의지력, 열정 등 우리가 익히 알던 성공의 요인이 절대적인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더 있다는 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성공 확률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의지력도 없고 꿈도 없어 좌절하고 있는 평범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책이 될 수 있습니다.
탁 까놓고 속마음을 짚어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나도 인지하지 못했던 본능, 이런 본능은 대체로 숨기고 싶은 것들이 꽤 되잖아요?
편견, 차별에 관한 진화론적 관점과 해결책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은 중립적이라고 생각하며 살지만 편견이 가득한 안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짚으며,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선천적 본능을 알면 우리를 잘못된 행동으로 이끌기 전에 예방적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다윈이 자기계발서를 쓴다면>은 본능적 갈망을 이용하기도, 통제하기도 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이뤄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