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말들 - 나와 당신을 연결하는 이해와 공감의 말들
은유 지음 / 어크로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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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것을 보고 듣고 읽어도 '감응'을 하며 살아가려 노력하는 은유 작가에게 감탄한 책 <다가오는 말들>.

특별한 공간에서 특별한 인물이 특별한 경험을 한 것이 아니라 나와 우리가 이 사회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겪는 평범한 경험들에서 뽑아낸 이야기들입니다.

 

 

 

타인의 말은 나를 찌르고 흔든다. #책속한줄

 

얼마 전까지 재미있게 본 TV 프로그램 <도시경찰>에서 인상 갚은 멘트가 있었는데, 사건 너머에 사람이 있더라는 겁니다. 은유 작가의 <다가오는 말들>에서도 "사람 옆에 사람이 있음을" 깨닫게 하는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다운 세상이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을 일깨웁니다.

 

자신도 모르게 편견, 무지, 둔감함으로 뒤덮인 나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됩니다. 은유 작가가 겪은 일, 들은 말, 읽은 글을 통해 말이죠. 작가, 여성, 엄마로서의 고민조차도 개인적인 고민으로 치부할 수 없었어요. 사회가 만들어낸 고민들이기에 우리 모두가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문제들이었습니다.

 

 

 

목소리 없는 이들에 대한 에피소드들은 생각한 것보다 인간을 이해하는 데 서툰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배제 당하는 아이들로 만든 사회, 건강한 의존성의 부재를 짚어준 노키즈 존 에피소드, 남성에게 "여자친구 있어요?"라는 말은 성소수자일 가능성을 차단하는 말이라는 걸 짚어준 젠더 관련 에피소드, 확신에 차고 명료함을 갈구하는 사회는 자칫 자기 안에 갇히고 편견에 사로잡힐 수 있음을 알려준 에피소드 등 왜곡된 고정관념과 편견에 물든 나와 우리, 사회를 들춥니다.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일어나고 경험하는 것들에 대한 은유 작가의 단상은 책 속 문장, 영화 대사, 타인의 말 등 인용된 말을 통해 드러납니다. 서평집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아도 될만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끝낼 수 없는, 다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로 확장하기에 더 공감할 수 있었어요. 그동안 사회 문제는 나와 직접 관련이 없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일로만 생각했었다면, <다가오는 말들>을 읽으면서는 당사자가 된 기분을 줄곧 느꼈던 것 같습니다. 에피소드마다 공감이 컸기에 그 문제에 대해 더 알고 싶고 더 공감하고 싶다면, 은유 작가가 인용한 책을 읽으면 됩니다.

 

 

 

세월호 에피소드는 시간이 얼마나 지나가든 먹먹한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마음껏 슬퍼할 수 있는 사회를 바라는 은유 작가의 바람은 "슬픔을 끌고 가는 힘"이 필요한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한 명 한 명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알면 괴로우니까" 피한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돌아보게 한 <다가오는 말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은유 작가의 반려고양이 무지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가 반려동물 책을 썼다는 정보를 얻은 건 덤으로 얻은 기쁨입니다 :)

 

나와 상관없어 보이는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자기 삶의 문제인지도 몰랐던 문제가 드러나는 경험은 언제나 신비롭다. #책속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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