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세상을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모른다는 걸 밝혀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저서가 유고작이 된 한스 로슬링은 <팩트풀니스>에서 우리의 세계관을 팩트체크합니다.

 

 

 

전 세계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13문제를 독자에게도 맞혀보라고 합니다. 대부분은 이 정도쯤이야 가뿐하게 풀어낼 거라 자신만만할 겁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합니다. 저는 겨우 네 문제를 맞혔는데 이게 평균 이상의 점수였어요. 절대다수가 오답을 내놨다고 합니다. 노벨상 수상자, 다보스 포럼 참석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식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세계를 심각하게 오해하고 있는 겁니다. 세상을 실제보다 더 무섭고, 더 폭력적이며, 더 가망 없는 것으로 여깁니다. 자신도 모르게 부정적 세계관에 갇힌 겁니다.

 

잘못된 사실에 근거해 세계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팩트풀니스>에서는 어떻게 그토록 많은 사람이 오해를 하게 되었는지 10가지 극적인 본능을 소개하고, 극적인 본능을 억제하는 생각 도구를 제시합니다.

 

간극 본능, 부정 본능, 직선 본능, 공포 본능, 크기 본능, 일반화 본능, 운명 본능, 단일 관점 본능, 비난 본능, 다급함 본능으로 이름 지은 10가지 극적인 본능.

 

세상을 가난과 부유 두 부류로 나눔으로써 세상의 모든 비율을 왜곡시키는 간극 본능을 설명하는 파트에서부터 충격적입니다. 전 세계 인구 중 저소득국가의 비율은 생각보다 낮았습니다. 75%에 이르는 대다수 사람이 중간 소득 국가에 살고 있고, 저소득국가는 9%입니다. 오늘날은 다수가 중간에 속한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단계 안에서도 우리는 가난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적 빈곤일 뿐입니다.

 

이렇듯 세상은 바뀌었는데도 가난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으로만 구분하는 시대착오적 생각에 사로잡혀 세상을 현실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팩트풀니스>에서는 우리와 그들이라는 두 집단으로 나누는 행위 대신 소득수준에 따라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네 단계로 나눠야 한다고 합니다.

 

놀라운 점은 대륙, 문화, 종교와 상관없이 네 단계에 따라 나뉘는 걸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세계 인구가 네 단계 소득수준에 따라 어떻게 분산되는지 보여주는 데이터는 극빈층과 억만장자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간극 본능에 의한 오해를 바로잡을 계기가 됩니다.

 

사실충실성을 뜻하는 신조어 팩트풀니스(Factfulness).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에서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의 변화는 팩트풀니스로 가능해집니다. 과도하게 극적인 이야기를 구별하는 법을 배워 세상은 겉보기만큼 그렇게 극적이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 세상의 참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전히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만 같은 생각, 주의를 사로잡는 공포에 반응하는 태도, 내 경험을 일반화하는 본능, 가치는 불변한다는 아집, 단일한 원인과 단일한 해결책을 선호하는 본능, 희생양을 찾아내려는 본능, 비판적 사고를 제한하는 의도적인 다급함 본능 자극이 판을 치는 등 세계관을 왜곡하는 10가지 주범들을 하나씩 짚어줍니다.

 

이는 위기의식과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유발합니다. 위험한 세계라는 인식은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체계적으로 왜곡하게 됩니다. 왜곡된 세계관으로 우리 자원이 미래의 고통을 멈추는 데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을까요. 어느 정도의 위기의식은 필요하지만 과대망상 수준에 이르는 부작용은 막아야 합니다. 실제로 위험한 것과 왜곡된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칫 저자가 데이터 수치만 따라가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데이터의 한계를 분명히 인지해 통계 이면에 있는 개별 이야기와 개별 이야기 이면에 있는 통계 모두 살필 때 현실이 제대로 드러난다는 걸 <팩트풀니스>에서 사례와 해석으로 낱낱이 보여줍니다.

 

 

 

날마다 일어나는 일인 것만 같은 위험들. 사례를 제시해 팩트체크하고 왜곡 본능을 억제하는 사실충실성 실천법을 알려주는 구성으로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이끄는 책 <팩트풀니스>. 엉뚱한 것에 집중하는 대신 우리가 정말로 걱정해야 할 세계적 위험은 따로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한스 로슬링은 아이들에게 사실에 근거한 사고의 기본 틀을 가르치고, 사실과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법을 훈련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뉴스를 들어도 전후 맥락을 고려하고 극적 이야기에 극적 본능이 자극될 때 그 사실을 눈치챌 수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계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 봐야만 우리가 바라는 미래로 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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