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예측 -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유발 하라리 외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정현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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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총균쇠, 슈퍼인텔리전스, 100세 인생, 악의 번영, 백인 노동자 계급, 백인의 역사, 핵 벼랑을 걷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굵직한 대표 저서를 가진 세계 석학 8인이 <초예측>에 모였습니다.

 

30년, 아니 10년 후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가 빠른 시대. 단편적 정보, 단기 트렌드 예측이 아닌 미래의 새로운 가치가 어디로 향할지 거시적 전망을 보여주는 책 <초예측>으로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이 책은 오노 가즈모토가 세계 석학들을 취재하며 인터뷰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8인의 인터뷰이들과의 대담이 한국인 저널리스트와 이뤄진 책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일본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의 대답 같은 건 궁금하지 않았으니까요. 대신 클린턴 정부 시절 국방장관 출신 윌리엄 페리의 북한 문제와 실업 및 난민 문제처럼 현 한국 상황과 연계할 만한 주제 등 동북아시아 정세에 관심 많은 국제 저널리스트의 혜택을 보기도 합니다.

 

세계 석학 8인의 면모부터 위엄 있습니다.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 젊은 인공지능 연구자이자 <슈퍼인텔리전스> 저자 닉 보스트롬 등 21세기 지식의 최전선에 있는 석학들입니다. 그들의 대표 저서가 읽기 부담스러워 아직 못 읽었다면, 그들의 핵심 사상을 쏙쏙 뽑아놓은 <초예측>으로 수월하게 진입해보세요.

 

 

 

예측 가능한 면도 있지만, 예측 불가능성을 안고 있는 인공지능. 미래의 문제는 지구 차원에서 발생할 것이기에 국제적 차원에서 협력할 기회와 능력을 기르는 게 문제해결의 바탕입니다. <초예측>에서는 국제정세를 주제로 한 페리의 인터뷰 외 대부분은 인공지능 같은 과학 기술의 발달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점을 다각도로 살펴봅니다.

 

유발 하라리는 무용 계급의 출현을 예측합니다. 미래는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미래 고용 시장을 예측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하면서도 인간이 무용한 존재가 되는 무용 계급 출현을 제기합니다.

그러면 인간은 뭘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는 배우고 그것을 활용하는 시기로 인생이 나뉘었다면, 앞으로는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는 최악의 상황까지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그것이 예측의 효용성입니다. 위기가 현실이 되기 전에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걸 강조합니다.

 

 

 

국가 간 격차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 제러드 다이아몬드. 국가 간 소득 불평등 심화가 낳는 문제들은 부유한 나라의 정책에 좌우된다고 합니다. 선진국이 격차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함을 일깨웁니다.

더불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네요. 인구감소는 자원이 부족한 시대에 오히려 환영할 일이라는데?! 초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자를 자원으로 인식하고 활용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짚어줍니다. 시대착오적인 제도가 바로 정년제라고 일침을 놓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 닉 보스트롬의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이는 인류의 실존적 위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일반 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나왔을 때 인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유발 하라리의 책 <호모데우스> 주제이기이기도 합니다. 닉 보스트롬은 초지능에 도달하기 전에 기술적으로 통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미 펼쳐진 세계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근원적 문제와 마주하면 늦다고 말이죠. 역시 이 문제의 해결방법에는 협력, 신뢰, 투명성 문화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유발 하라리가 처음에 언급한 끊임없는 배움의 길과 관련해서는 인재론, 조직론 분야의 권위자 린다 그래튼의 이야기도 인상 깊습니다. 기존의 교육 - 일 - 은퇴 모델은 막을 내리고 재충전과 재교육의 인생을 살 거라고 합니다. 배움 습득에 관한 방법도 알려주고 있어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파트이기도 합니다. 저자의 책 <100세 인생>, <일의 미래>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그 외 인간과 사이보그와 과학기술이 혼재하는 영화 '블레이드 러너' 같은 세계에서 인간의 행복을 주제로 이야기 한 다니엘 코엔, 민주주의의 위기와 분극화 문제 및 혐오와 갈등을 다룬 조앤 윌리엄스와 넬 페인터, 북한 비핵화 선언과 관련한 에피소드와 함께 21세기 전쟁 양상에 관해 이야기한 윌리엄 페리.

 

 

 

8인의 석학들이 들려주는 미래 예측이 맞냐 안 맞냐를 떠나 일어날 법한 가능성에 대비해 생각해보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발 빠른 사회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개개인 차원에서만 봐도 필요한 일입니다.

 

미래 예측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긴 하지만, 몇 세대 지난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우리가 행동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거시적 전망과 함께 세상을 보는 관점을 넓힐 수 있는 <초예측>. 인터뷰 방식의 대화체 문장은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고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석학들의 대표 저서로 독서 확장하기 좋은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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