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의 정체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31
가야마 리카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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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릅니다. 고민을 고민으로 만들지 않을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 <고민의 정체>. 과거엔 고민거리가 아니었던 문제까지 고민이 되고, 마음의 여유가 사라져버린 현대인들의 고민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고민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내가 똑바로 못 해서', '내 성격 때문에'처럼 스스로를 자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자신이 아니라 가까운 누군가를 질책해버리기도 합니다. 고민은 본인 마음먹기 나름이라며 어쨌든 당사자에게 그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이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오히려 고민이 분노 표명이나 항의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가야마 리카 저자는 애당초 내가 현재 하고 있는 고민이란 것이 이전에도 이토록 고민할 만한 일이었을까?라는 발상을 짚어줍니다.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지 그 대책을 강구하기 전에, 고민의 정체가 무엇인지 본질을 살펴봐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눈앞에 닥친 고통은 한시바삐 제거하고 나름의 대처법도 생각하면서 말이죠.

 

 

 

<고민의 정체>에 나온 다양한 사례들은 무척 현실적입니다. 세상의 시스템이 잘못된 거라며 혼자 아무리 생각해본들, 당면한 문제들이 단박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요즘 시대의 고민은 '지금'과 '애당초', 두 가지의 대처가 필요한 고민들입니다.

 

고민이 늘어나기만 할 뿐이고 차분히 고민해보는 것조차 불가능하지 않냐며 성토할 수 있겠지만, 내 고민이 정말로 정당한 고민인지 생각해보는 사고방식이야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첫걸음이 된다는 것을 <고민의 정체>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누군가는 내 얼굴이 마음이 들지 않아서 고민하고, 누군가는 '고맙습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답답하게 들려서 견디기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타인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공격성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안정성과 정당성을 확인하는 방식,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나아가려는 방식, 현실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방식 등 고민을 해결할 때 나타는 방식도 다양합니다.

 

 

 

<고민의 정체>에서는 인간관계, 일과 경제, 연애와 육아, 신체적 정신적 건강, 인생에 관한 고민을 다룹니다. 마음 어딘가에 새겨둘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고민의 종류에 따라 느슨하고 유연한 개방적인 자세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고분고분함을 벗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삶의 보람을 느끼고 싶어서, 자아실현을 하고 싶어서 생기는 고민들. 언제나 긍정적으로 완전무결하게 잘 돌아가는 것은 환상에 불과할 뿐이지만, <고민의 정체>에서는 그런 고민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어렵더라도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읽다 보면 저항감이 드는 경우도 숱하게 있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고민이 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불안해지거나 절망에 빠지지 말라는 겁니다. 고민은 누구에게나 있으니 그까짓 거 식의 조언은 하지 않습니다. 대신 고민의 정체를 들여다보게 하면서 고민과 잘 사귀어야만 깊이 있는 인생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슬로 라이프를 권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욜로를 외치는 이유는 무엇인지... 요즘 트렌드가 된 생활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개인의 고민보다는 사회의 고민이 더 커진 이 시대 고민의 본질을 짚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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