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황경신 지음, 김원 사진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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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기 쉬운 영혼을 위로하는 100 편의 시와 사진, 월간 PAPER 독자들과 알만한 사람은 안다는 영혼시 모음집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한 자 한 자 옮겨 꾹꾹 눌러 담고 싶은 영혼시가 가득합니다. 초판 한정판은 PAPER 노트가 포함되어 있는 구성이에요.

 

시와 에세이를 넘나드는 문장들과 자연 일상을 담은 감성 사진의 조합이 멋들어집니다. 요즘 트렌드인 감성팔이 글과 사진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이 책도 닮아 보이겠지만, 깊이감만큼은 비교하기 힘듭니다.

 

 

 

두려움, 오해, 실망... 쉽게 상처받는 인생. 그중 부서지기 쉬운 사랑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단순히 연애 감정을 넘어 초월적인 사랑이 동반자처럼 삶 속에 들어있지만 자연스럽게 우러나기만 하는 쉬운 존재는 아닙니다.

 

굳건한 믿음이라 생각했던 것조차 부서지기 쉬운 인생. 오래된 상처든 진행형이든 먹먹한 아픔을 안은 영혼을 달래는 글과 사진으로 위로받아보세요.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의 글은 황경신 작가의 추억과도 같습니다. 낡고 빛바랜 오래된 상처의 흉터 같다고 합니다. 사랑을 하고 아파하던 것도 그만큼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겠지요. 세월이 흐르며 오히려 무심해지는 감정이 더 두려워지는 요즘입니다.

 

 

 

표제이기도 한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이 단 한 문장 때문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예전에 접했더라면 더 공감했을법한 글도 있고, 이 나이가 되어서야 공감이 더 될 법한 글도 있습니다. 지금 내 감성을 건드리는 글 한 줄 만 만나도 만족감이 차오르네요.

 

그와 못지않게 《너도 어디로든 흘러가라》 글도 제게는 영혼시입니다. 사랑이란 단어 대신 떨쳐내고 싶은 찌꺼기들을 넣어 읊조려봅니다.

 

 

 

사진에 어울리는 문장을 담은 영혼시이기에 비슷하게 박아둔 흔한 힐링 에세이와는 곱씹을수록 그 차이가 커지네요. 어딘가에 웅크리고 있던 결핍과 욕망을 채우다 부서진 마음을 치유하는 영혼시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시가 어려운 이들에게도 감성비를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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