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마쓰오 유미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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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영화 개봉 확정된 로맨스 소설 <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일본 특유의 소박하면서도 여유로운 분위기가 예상되는 원작 소설입니다. 주인공의 조곤조곤한 목소리가 자연스레 떠오를 만큼.

 

1년 후 오늘을 사는 미래의 남자와 엮인 시오리. 조금 특이한 입주 조건에 맞아떨어져 나름 예술인들이 산다는 빌라에 입주하면서 생긴 일입니다.

 

에어컨 호스를 통과시키기 위한 구멍이 있는 시오리의 방. 건너편 가장자리에 딱 머그컵 비슷한 것을 뉘어서 입구를 막아둔듯한 그 구멍을 통해 어느 날 갑자기 목소리가 들립니다. 어디로도 통하지 않는 구멍에서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공은 같은 빌라에 사는 히라노 본인이라는데. 그것도 1년 후의 히라노라고 합니다.

 

1년 후 미래의 히라노가 부탁을 합니다. 현재의 히라노를 수요일마다 미행해달라고. 기한은 어떤 남자 둘이 찾아올 때까지.

 

 

 

사정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시오리는 지금의 히라노를 미행하게 됩니다.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 만큼 목소리가 매력적인 1년 후의 히라노, 소심해 보이지만 착실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에 서서히 끌리는 지금의 히라노.

 

왜 미래의 히라노가 스스로를 미행해달라고 하는 걸까요. 속 사정을 듣기로 했던 날이 마지막 미행 날이 되어버리고, 미행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해 실패해버립니다. 그리고 그날, 미래의 히라노와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게 됩니다.

 

히라노와 시오리 두 사람은 과거든 현재든 아무런 접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긋난 시간 속에 만난 미래의 히라노 때문에 동일인물이라는데도 현재의 히라노와 미래의 히라노 사이에서 갈등하는 시오리. 미래의 히라노에게 더 애정이 갔기에 현재의 히라노와의 간극을 시오리로서는 감당하기 힘들어합니다.

 

진실은 미래의 히라노가 현재의 히라노를 미행해달라는 부탁을 한 지점에 있지만, 독자에게 해답을 들려주는 건 오히려 현재의 히라노가 짐작한 생각에서 드러납니다. 일찌감치 오픈하고 있어 싱거워지는 전개인가 싶었더니, 깜짝 반전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어긋난 시간대에 우연히 만들어낸 단 한 번의 기적 <9월의 사랑과 만날 때까지>. 서로의 감정을 섞는 내밀한 사건 하나 없이, 호감만으로 시작된 사랑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애틋하면서도 간질이는 연애소설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스토리가 엄청 탄탄하거나 엄청 몰입도 높다거나 하는 그 정도 수작까지는 아닌 느낌이지만, 영화로 만들어지면 오히려 더 예쁘게 탄생할 것 같아요.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는 9월, 살랑이는 미풍처럼 연애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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