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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동경
정다원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7월
평점 :
화려한 모습의 도쿄 너머 생활 속의 일본을 보여주는 에세이 <소소 동경>.
직접 살아보며 일상의 이야기를 전하는 에세이는 여행지로서의 감상과는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느리게 걷고 마음껏 음미한 교토의 매력을 담은 <하루하루 교토>에 이어 이번엔 평범해 보이던 생활 속의 도쿄를 매력적으로 담은 <소소 동경>을 만났어요.
교환 학생 신분으로 시작해 프랑스인 남편을 처음 만나고, 사회 초년생 시절을 보낸 도쿄. 10년 넘는 타지 생활 중 유독 도쿄에서의 4년이 기억에 남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떠나고 나서야 도쿄라는 도시의 매력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정다원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삽니다.
<소소 동경>에서는 여전히 아직도 먹어 보지 못한 새로운 라멘이 무궁무진할 정도라며 라멘의 세계에 푹 빠진 모습, 추억의 음식을 일본에서 발견했을 때의 감동 등 소소한 기쁨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동네 한구석에 있는 평범한 선술집에서 일본식 인간관계를 배우기도 하고, 주택단지의 동네 상점가를 누비며 소박한 일상과 이웃 간의 정을 느껴봅니다. 옛 건물들의 가치를 알아보고 보존하려 애쓴 흔적들이 있는 곳들은 추억의 장소이자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고마운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이와사키 치히로 미술관에서 <창가의 토토>의 투명한 수채화를 감상하고, <슬램덩크>의 무대 가마쿠라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덕후들의 성지순례지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지로 달려가기까지. 여행에세이 겸 해외 생활 수기의 중간쯤에 자리 잡은 <소소 동경>.
큐라이스의 <네코노히>에서 나가시 소면 이야기를 보고 크큭댔는데, <소소 동경>에서 마침 나가시소멘 이야기가 나오네요. 물길을 따라 흐르는 소면을 건져먹는,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경험이더군요.
숨겨진 진짜 도쿄의 모습을 이야기한 <소소 동경>으로 지금까지 알던 여행지로서의 도쿄 그 이상을 느껴보세요. 사람 냄새 폴폴 나는 일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