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 가족 모두 함께 읽고 푹 빠져 버렸다."

 

빌 게이츠 가족이 사랑한 책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의 대표작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처럼 이번 신작도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에요. 수준이 아주... 엄지 척! 

 

다들 삶의 주인공이라 여기지만, 자신은 누구의 친구이자 누구의 딸처럼 누군가의 무엇일 뿐이라며 조연 인생을 꼬집는 첫 장면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감염에 대한 공포가 일반인 수준을 넘어선 불안 장애를 가진 소녀 에이자. 이름도 어려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레'에 감염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한 나머지 한번 그 생각에 빠지면 점점 좁아지는 나선형 생각에 갇히는 에이자.

 

이것이 에이자에게는 존재의 이유로 연결됩니다. 내 몸을 구성하는 미생물총은 결국 몸만 나일뿐, 내가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내 자아는 내 몸 안에서 살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립니다. 숙주를 조종하는 기생충처럼 말이죠.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선택할 수 없다면 나는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이죠. 엄지손톱으로 손끝을 눌러 일부러 상처를 내는 습관은 자신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려 하면서 시작된 버릇이기도 합니다. 내가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 들 때마다 고통을 느끼려 합니다. 

 

그런 그녀에게 데이트 상대가 생깁니다. 실종된 억만장자 아빠의 아들 데이비스와 조우하면서 인연을 이어나가지만, 정작 관계를 발전하는데 에이자의 침투적 생각은 걸림돌이 됩니다.

 

"생각은 내 안에서 집단 서식하는 또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다." - 책속한줄

 

주위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는 민폐 캐릭터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멍청하고, 무력하고, 쓸모없는 하찮은 인간으로 생각하게 되는 에이자. 내 의식의 주인이 내가 아닌 것처럼 점점 자아가 사라져 가는 기분입니다. 미쳤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상황에 빠진 에이자. 내 안의 박테리아들이 내 생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결국 에이자는 사건을 일으키는데...

 

 

 

생각을 멈출 수 없어 가상의 병을 만드는 에이자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가시밭길 인생을 살아가는 저마다의 고통을 볼 수 있습니다. 걱정하는 건 정상적인 세계관이지만 도를 넘어 생각에 갇히는 에이자의 모습 그 자체만 보면 함께 비통해하고 공감할만한 부분일 거예요.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라는 독특한 제목은 지구가 거대한 거북이 등에 세워진 평평한 땅이라는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그 거북이 밑에는 계속 거북이들이 있습니다. 맨 밑에 있는 거북이를 찾으려고 해봤자... 애초에 생각의 발단이 틀린 거라 그런 건 없습니다.

 

영화화 소식도 들리네요. 각종 매체 베스트셀러 1위에 달하는 화제작입니다. 점점 좁아지는 나선형 생각에 갇힌 에이자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이야기하는 소설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세상이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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