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라는 헛소리 - 욕심이 만들어낸 괴물, 유사과학 과학이라는 헛소리 1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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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아닌 주장이나 이론을 일컫는 유사과학.

선풍기 사망설은 애교 수준! 과학인 듯 과학 아닌 유사과학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넘어 경제적,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심지어 신체적 위해라는 해악을 끼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고의적'으로 퍼진다는 사실에 간과할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과학이라는 헛소리>에서는 완전한 거짓말이거나 진실로 보이는 거짓말인 유사과학이 어떻게 상업적, 정치적, 종교적 목적으로 퍼지는지 살펴봅니다.

 

 

 

건강과 관련한 사례는 상상 그 이상이네요. 건강에 나쁜 건 아니지만 효능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는데요. 무엇보다 스스로도 그런 광고를 100% 믿지 않고 걸러서 받아들인다고 생각했었는데도, 하나하나 따져보니 말도 안 되는 논리에 끄덕끄덕했던 경우가 수두룩하더라고요. 모 방송에서 수소수 물맛을 처음 맛본 연예인이 감탄하길래 그 때문에 물맛과 효능을 순간 동일시해버리기도 했었죠.

 

건강에 좋다는 음식이나 피부를 좋게 한다는 화장품 등 하여간 몸에 좋다고 하는 건 왜 이리도 많은지. 연구 결과를 인용하는 광고는 그 연구 결과가 학술지에 논문 발표되었는지를 확인해보라고 조언합니다. 신뢰성 지닌 학술지에 발표되지 않고 그저 언론을 통해 발표하거나 책이 나오는 경우에는 몸에 나쁠 리는 없다 해도 효능은 의심해야 한다고 말이죠.

 

 

 

글루텐 프리 식품, 카세인나트륨, 사카린, MSG 등 공포 마케팅을 이용한 사례도 짚어줍니다. 전자레인지 돌릴 때 앞에 서 있지 말라는 이야기 들어보셨을 거예요. 휴대폰 전자파 차단 제품도 한때 붐 일었었죠. 휴대폰 오래 하면 거북목, 시력저하 등으로 위험할 뿐이라네요.

 

어려운 수학 공식, 과학 용어를 동원하면서 왜곡과 가십이 섞인 엉터리 사이비 과학은 더 믿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이용한 유사과학 중 일부는 신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거예요. 인슐린을 한 번 맞으면 평생 맞아야 한다느니 암은 칼을 대면 번진다느니 하는 사례처럼 말이지요.

 

온갖 속설, 민간요법, 대체의학 등에서 잘못된 의학 지식이 유포된 경우 백신 반대 운동처럼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의학과 관련된 건 치명적일 수 있는 부분이라 특히 합리적 의심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천연 비타민과 합성 비타민 중 고민을 많이 한 경험이 있어 <과학이라는 헛소리>에서 천연물질과 화학합성물의 차이를 짚어준 코너는 특히 유용했습니다.

 

천연 원료 1%만 들어있어도 천연 유래, 천연 원료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 아세요? 나머지 99.9%는 그들이 나쁘다고 주장하는 바로 그 합성비타민으로 채워져 있다는 거죠. 알약, 가루, 캡슐 형태라면 어차피 화학 공정이 들어가는 거고, 화학 합성 비타민이 질이 떨어지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천연비타민이 더 나은 경우는 비타민 E가 합성비타민에 비해 흡수율이 2배 정도 더 높다는 것뿐, 대부분은 합성비타민이 흡수율도 좋습니다. 진짜 천연 비타민을 섭취하려면 야채와 과일을 생으로 먹는 걸로 충분하다고 설토합니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대에 싼 가격에 품질을 낮추는 결과를 낳은 화학공정. 그 과정에서 화학제품은 질 낮은 제품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김으로써 이런 일이 벌어져도 의심을 하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혐오에 과학을 들먹여 차별에 정당성을 부여한 유사과학은 몸서리칠 정도네요. 진화론의 외피를 둘러싼 성차별이 무척 많습니다.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 노동착취, 인종주의, 우생학, 골상학 등 역사적으로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성애자의 성적 지향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은 사례는 끔찍할 정도였어요.

 

인종 우열 이론은 혈액형이 성격을 결정한다는 것으로 변형되기도 합니다. 확률과 우연의 문제를 과학이라는 이름에 끼워 맞추는 사례가 많습니다.

 

 

 

유사과학하면 종교 문제가 빠질 수 없죠. 창조과학, 지적 설계론... 하물며 아직도 지구 평면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모인 학회가 있을 정도입니다. 과학인이 그런 발언을 하는 경우 일반인은 쉽게 수긍해버립니다. 저자는 그들이 해당 분야 전문가들인지 살펴보라고 합니다. 과학인이라고 해도 다른 분야 학문에 대해선 잘 모를 수밖에 없다는 걸 짚어줍니다. 

 

<과학이라는 헛소리>는 '과학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과학은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키는 행위가 아닙니다. 어떤 현상에 대해 개연성 있는 가설을 설정하고 관측과 실험을 통해 가설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과학입니다.

 

우리는 권위를 맹신하는 탓에 전문가의 말이라면 덜컥 믿어버리게 됩니다. 과학이라는 탈을 쓴 허무맹랑한 것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사실 저자가 짚어주기 전까지는 전혀 의심조차 하지 못했던 사례도 부지기수였어요. 특히 교과서에서도 실린, 예쁜 말 미운 말이 식물 성장에 끼치는 영향과 관련한 팩트는 충격적이네요.

 

욕심이 만들어낸 괴물인 유사과학, 비과학, 반과학의 사례를 팩트체크한 <과학이라는 헛소리>. 검증하고 검증하는 태도, 적극적으로 속지 않으려는 태도의 중요성을 알려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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