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8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잔잔한...물결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냥 그렇게 그냥 이렇게 세상이 흘러가고 있었다.  세상이 반드시 인과로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가 있다.

가끔은 당연한 일이지만, 누구나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우리는 내 현실에서마저도 철저하게 유리되어 있었다. 받아들이고나면 쉬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또 어떤 순간에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기도 하다.

우리의 주된 관념은 내 삶은 나의 것, 인생의 주인이 나이며, 내 무대위에서 나를 펼치기를 강요한다.

인간의 실존이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가끔 몇 걸음 떨어져서 보아야 한다. 나에 대하여 혹은 나의 삶에 대하여...우리는 늘 쓸쓸한 행인이었음을 절실하게 깨닫는 순간, 진정으로 그 안에 나는 살아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스트 알베르 카뮈 전집 7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98년 3월
구판절판


단지 페스트를 겪었고, 그리고 그것에 대한 추억을 가진다는 것, 우정을 알게 되었으며 그것에 대한 추억을 가진다는 것, 애정을 알게 되었으며 언젠가는 그것에 대한 추억을 갖게 되리라는 것, 그것만이 오로지 그가 얻은 점이었다.

인간의 언어가 인간의 전부를 말할 수는 없다는 것, 다만 우리는 순간을 겪으면서 전부를 흡수하는 몸, 에 불과하다는 것을 읽는다.-38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독하다.

약기운이 몸을 둥둥 떠있는 듯한 착각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 기분이 사그라들 때쯤 되면 또 밥때라고 엄마가 밥을 주신다.

그러면 또 약을 먹는다.

감기약에는 아편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이 사실일까.

하루가 꼬박 약기운에 의지해서 돌아간다.

광화문 교보 앞에 앉아서 바람을 맞이하였다.

수많은 사람들과 소음들이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땀을 흘리면서 잠시 걷고, 약기운을 떨구려고 애써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스트 알베르 카뮈 전집 7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9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삼성세계문학전집으로 고등학교때 읽었던 기억이 있는 책이다. 페스트.

쥐들의 시체와 한 의사의 모습을 제외하고는 크게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것은 아무래도 그 시기에 내 주변은 온통 불안한 것 투성이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페스트는 위험한 사회를 보여준다. 이 위험은 어떤 사회에나 잠재되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타자들로부터 격리당하는 상황에서 인간들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들을 이 소설은 말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그들 중 하나이다. 적극적으로 달려들거나 외면하거나 수수방관 혹은 기회를 타거나이다.

페스트는 스스로 사그라 든 것일까. 혹은 군상들에 의하여 사라질 수밖에 없어진 것일까.

세상은 인간이 만들어가는가, 혹은 인간이 세상을 만들어가는가.

까뮈의 잘생긴 표정을 보면서 흐뭇해진다.

독한 감기에게 붙들려서도 계속 페스트를 읽는다. 살아있다는 것은 용기를 내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변신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재황 옮김, 루이스 스카파티 그림 / 문학동네 / 200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아남기 위하여 글을 쓰는, 작가가 오늘날 얼마나 될까.

건방진 말이지만 나는 요즘 펄펄 살아나는 작가들의 글을 읽지 않는다. 아니, 주의깊게 돌아보지 않는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정이 가지 않는다.

그들의 글은 특이하고, 신선하며 독창성이 돋보인다. 그래서 싫다. 뭔가 특이한 것만을 구미에 맞게 적어보는 것으로 글이 이루어진다. 환타지를 욕하면서도 환타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요즘 작가들의 추세인 것만 같아 내 입맛에 썩 맞지 않는다. 그래서 도리어 예전 작가들의 글을 읽는다.

카프카는 우울한 도시인이다. 그는 아프고 비틀거리고 타인들에게 소외당한다. 카프카는 글을 쓰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껴서 글을 쓰는 사람이다. 자신의 삶을 담뿍 담되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다.

정말로 변신한다. 어떻게 될까. 상징적인 가설이 있지만 그 가설을 우리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억지스럽지 않음, 그것은 소설 안에 그의 삶이 녹아내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인위적인 무늬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카프카의 진정성은 그의 글  정중앙에 아닌듯 긴 듯 그가 동행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