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뒤흔든 공산당 선언 세계를 뒤흔든 선언 1
데이비드 보일 지음, 유강은 옮김 / 그린비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영국 아이비 프레스에서 기획출간된 시리즈물 중의 한권인 데이비드 보일의 'Communist Manifesto'를 옮긴 책이다.

그린비 출판사에서는 이 시리즈물의 다른 책들도 출간했다. [세계를 뒤흔든 독립선언서], [세계를 뒤흔든 시민 불복종], [세계를 뒤흔든 침묵의 봄]이 그것들이다. 개인적으로 무척 흥미있고 잘 된 기획이라 생각되고, 이 기획이 그린비 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것이 무척 반갑고 기쁘다!

맑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원문과 [선언]이 작성되는 당시의 시대상황, 맑스와 엥겔스 개인의 삶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선언]이 출간된 이후 빠리꼬뮨에서부터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이후에 이르기까지 이 책이 세계에 미친 영향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밝혀주고 있다.

대학에 들어가서 맑스를 알게되고 나서 줄곧 느꼈던 압박 중에 하나는 언젠가는 [자본, das Capital]을 한번 읽어야 할텐데 언제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결국 나와 내 주위의 선배들이나 동기들 중 누구도 [자본]을 완전히 다 읽은 사람은 보지 못했지만, 그땐 [자본]을 읽지 않으면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존경했던 교수님도 대학원시절 독일어 원서로 [자본]을 다 읽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었다고 종종 얘기하곤 했었다.

비록 [자본]을 읽지 못했지만 그 책에서 맑스가 하고자 했던 주요한 내용들은 잘 알고있다고 생각하면서 그 압박에서 벗어나보고자 했다. 그리고 내용과 분량의 압박때문에 [자본]을 읽지 못했지만, [선언]이라면 도전해볼만하할거야 라면서 선배의 소개로 [공산당 선언]을 읽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이 책을 읽었다.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을 사게된 이유는 [선언] 원문보다는 함께 실려있는 [선언]이 미친 영향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기 때문이었다. 맑스와 엥겔스의 손에서 [선언]이 탄생된 이래, 1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혁명의 역사를 시기별로 잘 정리해 놓았으며, 특히 각 시대의 혁명가들이 [선언]을 어떻게 평가하고, 실현했으며 또 어떻게 왜곡하고, 좌절시켰는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아주 자세하지는 않지만 [선언]이후 전세계에서 일어난 거의 모든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노동자, 혁명가들의 크고작은 움직임들을 정리해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칭찬받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맨 처음 읽을때는 중간에 끼워진 [선언]의 원문 번역부분은 그냥 안읽고 지나쳤지만(예전에 이미 읽었기에),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원문의 번역도 매끄럽게 잘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첨부된 '수유+너머'의 고병권씨의 해제도 무척 좋았으며 부록으로 실린 국내에 출간된 [선언] 관련 책들의 소개와 가볼만한 사이트 소개도 책을 참 정성스럽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만큼 멋졌다.

책을 다 읽고나서 맑스와 엥겔스 그들이 지금 이 시대에 살았다면 어떤 생각으로 무엇을 할지 궁금해졌다. 맑스의 예상보다 자본주의는 훨씬더 뛰어난 생명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았으며 지금 자본가들은 신자유주의의 가혹하고 잔혹한 칼바람으로 전세계의 민중들을 억압하고 있는데, 지금이야말로 맑스와 엥겔스의 뛰어난 통찰력과 행동력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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