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감은빛 >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를 기억하라.

9년전 오늘 쓴 글. 노원 지역 시민신문에 기고한 글이다. 노원 아스팔트 방사능 오염 사건을 계기로 글을 쓰려했는데, 너무 심각하고 장황한 글이 되어버렸다. 지금 읽어보면 아주 약간 사실관계가 미묘한 부분도 눈에 띈다.

2011년에 후쿠시마 사고가 났으니, 올해로 10주년이 된다. 아직도 4기의 핵발전소 뚜껑은 열려있고 매순간 방사능은 새어나오고 있다. 열을 식히려고 쏟아부었던 방사능 오염수를 더는 저장할 공간이 없다고 일본정부가 끊임없이 오염수 방류를 주장하며 전세계를 상대로 협박하는 모양새도 우습고 슬프다.

최근에는 사고 부지 내로 사람들이 들어가서 폭발했던 핵연료봉 다발이 어떤 상태로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려 했으나 찾지 못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본 정부는 지금쯤이면 방사능 농도가 낮아져서 발전소 해체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더 방사능 농도가 높아서 해체 작업이 적어도 몇 십년 더 연기될 수 밖에 없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과연 몇 십년 지나다고 방사능 농도가 인간이 작업할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때까지 방사능은 끊임없이 새어나와 세상을 오염시킬 것이다.

이 글을 쓴 시기는 한국에서 최초로 녹색당이 창당하려는 때였다. 나는 녹색당만이 희망이 되리라고 믿었다. 늘 운동가로 살아오면서 비관적인 삶의 태도를 견지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 때부터 약 8년간은 정말 녹색당이라는 작은 불씨를 믿고 낙관론에 의지해 활동했다. 이제와 생각하면 허무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창당 작업에 열심히 참여했던 내가 결국 탈당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과거 오늘 내가 쓴 글 두 편(10년전과 9년전)은 모두 입맛이 쓰다. 뭔가 달달한 것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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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9 12: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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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9 17: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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