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후

이사하고 일주일 하고도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 짐을 다 풀지 못했다. 짐정리는 천천히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하는 걸로.

반지하 안녕

기간이 남았음에도 이사를 서둘렀던건, 작년 가을부터 몸에 이상 신호가 왔기 때문이다. 반지하 습기찬 집에 1년 넘게 살다보니 어느순간부터 몸 여기저기가 예고없이 아프기 시작했다. 온갖 증상을 다 의심해보고, 찾아보고, 병원도 가봤는데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올해 3월쯤 동료가 습기와 곰팡이 때문은 아닌지 조심스레 의견을 냈는데,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았고, 계속 몸이 무거웠고, 자주 몸 여기저기가 아팠다.

이사하고 아직 10일이 채 되지 않았건만, 지난 7개월동안 지속되었던 증상들이 거의 사라졌다. 이삿짐을 다 실어놓고 마지막에 돌아볼때 정말 깜짝 놀랐다. 방 구석구석 보이지 않던 곳들에 습기와 곰팡이가 엄청났다. 제습기를 자주 틀어놓고, 온갖 종류의 제습제를 여기저기 뿌려두었음에도 그랬다.

아이들도 새 집을 무척 만족스러워한다. 일단 퀘퀘한 냄새가 없고 집이 비교적 깨끗해보이니 좋은 듯하다. 가파른 오르막을 한참 올라야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에도 아이들은 이 집에 대한 불평이 별로 없었다.

정말 반지하 집은 다시는 살 곳이 못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반지하 안녕! 다시는 만나지말자.

평창

강원도 평창으로 워크숍 간다. 책 제목이 너무 공감이 가서 잊지 않기 위한 메모와 더불어 간단한 일상 이야기를 남긴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조금쯤 여유가 생기면 잊지말고 기록해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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