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기쁨 - 한국 현대 시인 25인과의 아름다운 만남
정효구 지음 / 작가정신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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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구는 <시 읽는 기쁨>에서 말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좋은 시를 많은 대중이 알게 되길, 시를 괜시리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시를 접해보길, 대중들이 시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관념에서 벗어나길, 대중들이 시를 사랑하고 시를 풍요롭게 읽어낼 수 있길, 시와 시인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사실, 하나의 텍스트를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전문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은 자신이 내세우는 주장을 매우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그럼직해 보이는 근거들로 그 텍스트 해석을 읽는 독자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만든다.

정효구의 <시 읽는 기쁨>에서 25명의 현대 시인들의 시 한 편을 제시하고 그 시를 시인의 삶이나 문학적인 가치 등을 말하면서 해설한다. 물론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다르게 판단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그럴 듯하게 말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작가들은 자신의 삶의 깊이로 작품을 쓰고, 독자 역시 자신의 삶의 깊이로 그 작품을 해석한다고 했을 때, 독자 저마다의 스키마로써 판단하고 평가하는 바는 당연하다고 본다. 그래서 저자와의 의견이 다를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시를 어렵게 생각해서 시를 손대기 어려워한다면, 이처럼 시를 해설 해 놓은 책을 한번 접해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여러 시인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시인을 꼽아 그 시인의 작품을 찾아 읽는 방법도 좋을성 싶기 때문이다. 한가지 당부하고 싶다면, 어느 문학 연구자(비평가)의 해설은 그들의 것이지, 자신의 것은 아니라는 바다. 공감되는 바가 있겠지만 일치하지는 않을 거다. 사람은 다양하고 복잡한 법이니. 실은, 이 말은 바로 내게 하고 싶은 말인지도 모른다. 내가 작품을 읽고 난 후의 감정이 하찮게 느껴져서 논리적인 비평가의 말에 은연중 따라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러, 이 책을 읽어보았다.

어쩌면 나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보려고 있은 책이 적잖게 도움이 되었다. 자신이 받은 감정을 남에게 얘기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자신의 진실한 삶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내가 요즘 얼마나 시를 읽지 않는지 반성도 하게 되었다. 익히 알고 있는 시인도 있지만, 더러 처음 들어보는 시인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하게 읽고 느끼고 해석하고 싶은데 자꾸만 한 작가에게만 관심이 쏠리는 것을 경계하고자 한다. 아직은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아무런 편견없이 읽어봐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결국, 시 읽는 즐거움은 그 시를 읽고 자기 나름대로 판단하며 자기를 되돌아보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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