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잔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남자인 아들과 착한 며느리, 손녀들이 오면 마냥 웃는다. 딸내미는 또 얼마나 고운가. 적적해지면 편하게 앉아 눈을 감는다. 온갖 상념들이 들끓지만 문득 정적이 찾아올 때도 있다. 이렇게 세월이 흐르다 보면 언젠가는 가을날의 잠자리처럼 투명해지지 않을까. 늙어가는 것도 괜찮은 일인 것 같다.

 

   처녀시절부터 남몰래 짝사랑하던 『창작과 비평』에 글을 싣고 또 작품집까지 엮어내니 여한이 없다. 수고하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삶의 엄중함 못지않게 작업의 준엄함을 말없이 깨우쳐주신 백낙청 선생님과 황석영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어머니와 성백회 아우들에게 뜨거운 손을 내민다. 

2003년 5월

홍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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