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2004-01-30  

늦은 인사
이제 몇 시간이면 이 자리를 비워야 합니다. 그렇게도 기다리던 순간인데, 막상 책상 위에 놓인 책들을 정리하려고 하니, 조금 마음이 가라앉네요. 업무를 인계하는 게, 단순히 후임자에게 내 자리를 내 주는 게 아니라는 걸, 불현듯 깨닫습니다. 무언가 정리해야 할 게 있는 듯한 기분, 아직 남아 있는 무언가에 뒷덜미를 잡힌 듯한 기분.
이 시간까지 모든 것을 미뤄두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상태로 2004년의 첫 달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정작 기다리던 시간이 왔는데,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머리 속에 텅 비어버렸네요. 남은 몇 시간,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잠시 서울을 떠납니다.
늘 건강하세요.
 
 
빛 그림자 2004-02-04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건강히 다녀오시길, 많은 걸 얻고 혹은 비워내고, 새로운 힘 듬뿍 안고 오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