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나님의 꿈이다 - 찬양사역자 김명식의 노래와 삶의 이야기
김명식 지음 / 가치창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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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찬양사역에 대한 시선이 크게 달라진 느낌이다. 교계의 보수적 흐름에 따라 복음성가가 교회 내에서 불려지는 데 수십 년에 걸린 것과 대조적으로 요즘 성가의 대부분은 파격 그 자체다. 음악적 스펙트럼의 폭이 전 보다 크게 넓어졌고 악장의 변화도 전과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변모했다.

 

대학생 시절, 모 교회에서 진행한 찬양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선교단체에 몸담고 있던 따라 개인적으로 복음성가에 대한 이물감이 상당부분 희석되었으리라는 평소 자신감과 달리 원인을 알 듯 모를 듯한 어색함이 집회 내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두 번에 걸친 참석 이후 내게 맞지 않는 집회라는 인상만 굳힌 채 집회 참석을 접었다.

 

이유가 무엇이었든 이물감은 대부분 몸에 맞지 않는 데 기인한다. 경험의 테두리 안에서 행동하기 마련인 일반인의 특성상 새로운 것에 대한 이물감은 상당한 시일 동안 극복의 대상으로 남는다. 박수를 치고 손을 쳐드는 것 이상의 경험이 없던 난 그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찬양을 보조적인 수단 정도로 치부하던 관행이 계속됐다. 무의식적으로 예배, 기도와는 조금 격을 달리하는 찬양, 정확히 말하면 그것들 보다 확연히 격이 떨어지는 것으로 찬양을 규정하고 있었다고 해야 옳겠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그런 인식은 깨어질 기회를 갖지 못했다. 비로소 이 책을 통해 찬양과 찬양사역자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갖게 되었다.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같은 기회를 얻을 때까지 상당한 시일 동안 성경적이지 않은 자기규정을 별 문제의식 없이 몸 속에 지니고 다녔을 것이다.

 

난 이 책의 저자인 김명식이 유명한 찬양사역자인지도 몰랐다. 어쩌면 그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었던 것이 오히려 그의 글에 더욱 집중하게 했을지 모를 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찬양사역자로 헌신한 후 줄곧 그 길을 걸은 20여 년의 삶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청년기에 컨티넨탈 싱어즈의 자유로운 찬양에 경도된 저자는 그들과 음악적 입장을 같이 했다. 이후 그가 자신의 팀 '자비량 단기음악선교 훈련팀'을 창설하고도 그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찬양을 부르고 그것을 전파하는 것으로 목적을 다했다고 생각한 당시 보편적인 찬양팀과 달리 그는 훈련에 보다 무게중심을 두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난 크리스천들이 성경공부와 기도를 통해 나날이 성장해 가는 꿈을 꾸었다. 생활 전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으로 변화 받기를 소망했던 그는 30명이 넘는 팀원들이 오직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도우심만을 바라도록 훈련했다. 

 

한가지 일화가 눈길을 끈다. 찬양 음반의 판매실적이 좋지 못했던 한 자매가 무척 어려웠었나 보다. 찬양과 돈을 좋고 나쁨의 양극단으로 생각했던 자매에겐 당연한 결과였을 터. 자매는 사역을 하려고 왔는데 왜 자기에게 장사를 시키느냐고 볼멘 소리를 했다. 그는 "우리가 앞에 서서 거룩한 노래를 부르고 거룩한 말을 하는 것만이 사역이 아니라고, 결국 우리의 삶이 산 제사로 드려져야 하며, 그렇게 드려진 우리의 삶이 우리 믿음의 증거가 되어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드러낼 수 있다면, 그것이 참된 의미의 사역"이라는 인상적인 답변을 던졌다. 그제서야 자매의 얼굴이 환해졌고, 다음날부터 열심히 음반을 판매했단다. 종종 사역과 삶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려는 우리에게 도전이 되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그는 자신의 치부 또한 드러내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한번은 찬양팀과 떨어져 미국의 한 서점에서 쇼핑을 하던 중 어린 시절 집 안에 쌓여있던 선정적인 주간지에 빠졌던 쓴뿌리를 거절하지 못하고 한켠에 놓여있던 포르노잡지를 사들었단다. 그날 찬양사역과 다음 찬양사역 모두 나쁜 일기로 큰 곤란을 겪었다. 그제서야 그는 두 마음을 품는 것을 하나님이 얼마나 미워하시는지 알았다고 썼다. 당시로서도 이름난 사역자였던 그가 보인 어리석은 행동은 우리가 흔히 빠지는 것이기도 해서 반면교사가 되기에 충분하다.

 

하나님은 한 사람을 부르시고 그를 하나님의 표준에 이르도록 훈련하시며 종내 그를 떠나지 않으신다. 이 책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한 크리스천의 신앙고백이자 크리스천을 섬세하게 인도해 가신 하나님의 살아 계심에 대한 접사(接寫)다. 사도행전은 멈추지 않았다. 저자가 찬양사역을 통해 사도행전 29장을 쓰고 있다면 우리 크리스천들 또한 그와 같이 하나님이 주신 각양 은사로 그 장을 써 내려가야 한다. 자원은 하나님이 공급해 주신다. 하나님이 바라시는 대로 자신을 헌신해 그분께 드려라.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하려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잃은 바 된 수많은 영혼들이 돌아오는 꿈이 타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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