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기획
사카모토 게이치 지음, 김성은 옮김 / 꿈엔들(꿈&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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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기획은 가라!!”


창의성이라곤 전혀 없이 기존의 방식과 틀을 답습하는 기획을 일컬어 '아저씨 기획'이라고 명명한 저자는 이 책, 『섹시한 기획』을 통해 마인드를 갖춘 기획의 중요성을 시종 강조한다. 저자는 마인드를 한자, ‘心’으로 바꿔 두뇌가 아닌 마음속에서 촉발된 기획이야말로 기획의 본질에 가깝다는 점을 재차 역설하고 있다.


저자에게 기획은 스킬과 다른 미학이다. 기획에 창의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 기획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나날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특정 제품이나 신사업에 관한 기획이라고 적자생존의 경쟁양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스킬과 구분해 기획을 마인드와 연결해서 논지를 펼치는 것은 기획의 방향성을 잡아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모두에 스킬에 관한 책을 쓴 바 있다고 적고 있다. 필요하다면 스킬은 그의 책 또는 다른 저자의 책을 통해 보충하면 될 것이다. 다소간 이 책에 대해 실망한 독자들이 지적하는 것이 결국 스킬에 관한 소개가 빠져있다고 하는 점이고 보면 이 점에 관한 한 저자가 안정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 책은 전적으로 기획 마인드에 관한 책이다. 그렇다고 기획에서 스킬과 마인드를 서로 떼어놓고 그것들을 별개의 것으로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방과 베껴 쓰기를 자주 벤치마킹이라고 하는 그럴듯한 외국어로 포장하고 그런 행위를 스스럼없이 저지르는 세태를 보면 저자가 창의적이 마인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할 것이다.


과연 마인드를 갖춘 기획이란 무엇인가? 아이들 세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어느 문구점의 기획 사례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이 책에서 저자 자신이 수년간 주도해온 기획력에 관한 세미나의 성공을 발판으로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기획의 ABC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기획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그 기획 자체의 완성도가 아닐 것이다. 당연히 기획은 그 기획이 표방하는 신제품 또는 신사업 등을 향하고 있어야 제대로 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면 신제품 또는 신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야 그 기획의 성패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겠지만 우수한 기획은 시장 상황과, 그것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 및 사회의 니즈와 원츠를 면밀히 관할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기획 단계에서 어느 정도 그것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저자 또한 이와 유사한 관점에서 기획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획은 자기 만족의 마스터베이션적인 행위가 아니라 시장이 원하는 바에 소구하는 적극적인 행위라는 점에서 저자가 '초보자가 이해할 수 있는 기획', '구어체로 구성된 기획'을 주창하는 것은 일견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자면 기획자가 우선 다양한 경험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저자가 전시관을 방문하고, 여행을 하고, 소설을 읽고, 악기를 연주하는 등의 여기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책은 기획의 스킬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는다. 시간에 쫓겨 또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는 좌절감에서 과거에 성공한 기획을 답습하고, 벤치마킹이라는 허명 하에 현실에 안주하려는 우리 기획의 현주소를 행간으로, 그러나 뼈아프게 지적해내고 있다. ‘아저씨 기획’을 버리지 않는 한 기획이 바라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창의적인 마인드를 갖춘 기획을 만들어보려는 기획 분야 종사자들과, 전문적인 기획은 아니더라도 다양한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여 미래를 예측해 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두루 읽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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