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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스트레인지와 마법사 노렐 1
수잔나 클라크 지음, 이옥용 옮김 / 문학수첩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무려 700쪽에 이르는 1권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 정말 굉장하군. 700페이지나 되는데 사건이 하나도 없네 - 였다. 만약 누가 이 책의 줄거리를 요약해 달라면 정말 상당히 난감할것같았다. 너무나도 간략하게 설명이 되는데 책은 무지 두꺼우니 말이다.
1권의 줄거리는 이렇다. 마법이 사라진줄 알았던 영국에 갑자기 두 명이 마법사가 나타난다. 이들은 영국 마법의 부흥을 위해 프랑스와의 전쟁에 마법으로 도움을 주고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는다. 그러나 곧 견해차이로 둘은 결별하고 만다. 여기까지가 1권의 줄거리의 다다. 나머지는 일일이 설명하자면 너무 길고 장황해 본문을 읽는게 더 나을것이다. 내용의 거의 대부분이 묘사인지라 스토리를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 책이다.
각설하면 이책은 재미없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지루하기는 하다. 스토리가 느리고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속도감이 떨어진다. 성인용의 해리포터가 어쩌고 하는 소리는 솔직히 순 뻥이다. 그 말을 뺐더라면 이 책이 더 잘 팔릴수도 있었다고 본다. 해리포터는 묘사보다는 빠른 스토리 전개에 중점을 둔 소설인데 이 소설은 스토리는 달팽이 기어가는 수준인데 묘사는 매우 뛰어나다. 물론 묘사한곳이 정말 영국적인 분위기인지라 딴 나라 사람인 나에게는 잘 안와닿는다는게 좀 문제다. 상세한 묘사를 읽고도 그 정경이 잘 상상이 안가니 지루한데다 곳곳에 있는 별반 쓸모가 없는 각주가 더더욱 지루하게 만들고 있다. 이 각주만 없었더라도 이 소설의 재미가 한층 더 했으리라고 본다.
아직 2권을 읽지 않고 1권만 읽은 상태라 정확하게 평을 하기는 어렵다.(속도가 나지 않는 책이라 쌓아둔 다른 쉬운 책을 먼저 읽고 2권을 읽을 생각인지라 이렇게 됐다) 이 책의 단점은 1. 내용이 많고 장황해 지루한 면이 있다. 각주도 너무 많다.2. 솔직히 주인공들이 매력이라고는 없다. 노렐은 현실이라면 진짜 왕재수인 인물이고 조나단도 별 다르지 않다. 조나단의 아내나 주인공들의 하인으로 나오는 인물들이 더 매력적이다. 요정조차도 예쁘지가 않다. 3. 스토리 전개가 너무 느리다. 하여튼 별 사건이 없다. 장점은 1. 책의 짜임새가 빈틈이 없이 꽉 들어맞게 잘 짜여있다. 2. 영국의 정경과 안개, 요정나라등등의 묘사가 정말 뛰어나다. 3. 현실에서라면야 주인공이 항상 매력적일수 없는데 당연한 일일것이다. 동화도 아닌데 선남선녀 마법사가 나오지 않을수도 있다. 정치라는 점과 힘을 가진 자의 성향을 본다면 아마도 노렐과 조나단이 현실속의 진짜 인물에 가까운 모습일것이다.
읽고나면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딱 갈릴 책이라고 본다. 나는 본디 장황하고 긴 설명에 두꺼운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다만 주인공들이 그다지 마음에 안드는게 좀 그렇다. 특히 노렐은 내가 정말 싫어하는 인물상인지라 참 몰입하기 어려웠다. 입으로는 영국마법의 부흥을 위해 이 한몸 바치겠다는 인간이 마법책이라면 무조건 자기가 사서 남에게는 보여주지도 가르쳐주지도 않는 인간이라니...소심하고 어리석고 탐욕많고 말많고 욕심사납고 책임감도 없고 메가리도 없고. 하여간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군데도 마음에 드는곳이 없었다. 이것만 아니면 나름 재미있는 책인데....참, 아쉽다. 스티븐 블랙이나 레이디 폴, 스트레인지 부인등은 참 매력적인데 우째 주인공인 두 마법사가 다 내가 싫어하는 타입이니. 일단은 2권을 기대해보며 이만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