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흐리다 오후에 비
오늘의 책 :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퍼펙트 블루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은 유머와 위트가 가득한 책이다. 자신의 책중독을 풍자적으로 묘사한 작품인데 볼수록 웃음이 났다. 요즘의 내 상황을 생각하면 웃을일만은 아니지만 말이다. 요즘들어 약간 쇼핑중독증세가 나타나는것 같은데 다른쪽은 아니고 오로지 책쪽으로만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약간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쓰지도 않는 주방기구를 모으는거나 읽지도 않는 책을 사는거나 사실 뭐가 다르겠나. 물론 언젠가 읽을꺼야라고 생각하고 현재도 부지런히 읽고 있지만 그렇다고 안 읽은 책을 백 몇권씩이나 머리맡에 쌓아두고 살 일은 분명히 아닌데...중고샵이 생기면서부터 전같으면 안샀을 책도 너무 많이 산다. 심각하게 자제가 요구된다.
퍼펙트 블루는 리뷰가 다들 약간 슬프다길래 안살려다가 워낙 미미여사의 작품은 다 괜찮은터라 결국 샀다. 재미는 있었지만 역시나 결말이 슬펐다. 이런 류의 결말이라니...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고 죽고 진짜 죄지은 자들은 요리조리 피해가는 현재사회의 문제점을 꼬집은 부분이 참 가슴아프다. 하기사 역사 이래로 언제 정의가 제대로 세워진적이 있기나 하나. 힘있는 사람은 항상 빠져나가고 힘없는 사람이 당하고 사는건 유사이래 항상 있던 일이고 앞으로도 있을일이다. 현재 바뀌어가고 있고 앞으로 변할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고 싶지만 세상일이 맘처럼 쉽지는 않은일이다. 뭐, 신문 1면만 봐도 여실히 알 수 있는 일이다. 언제가 인간들이 이른바 세상에 제대로 된 정의를 세우고(물론 정의라는 것의 확실한 의미부터 확립해야겠지만..) 누구도 누구를 상처입히지 않는 세상이 온다면 아마 그때의 인간은 인간과 좀 다른, 좀 더 진화한, 정신적으로도 아주 성숙한 존재일것같다. 언젠가는 그런 세상이 오길 바란다. 우리가 멸망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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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가 어버이날인데 애들이 아무도 안온다. 영이 시댁간다고 원이는 다음주에 엄마랑 여행간다고...특히나 영이는 우리랑 같이 먹기로 약속까지 했는데 시누이들이 전화해서 같이 먹자고해서 약속을 깨고 시댁으로 가기로 했다. 분명히 선약을 했는데 시댁이 우선시되는 이 거지같은 사회. 나는 이래서 결혼을 못하겠다. 우리 사회에서 아무리 여자들의 위상이 어쩌고 저쩌고 해도 많은 집안일을 여자들이 하고, 육아의 대부분을 여자들이 하며, 시댁은 항상 친정보다 우선시된다. 나는 이런 부조리함이 싫다. 만일 내가 결혼을 한다면 나는 이 문제로 항상 싸울것이다. 싸우다 지면 화가 날것이고 내내 항상 화가 난 상태로 결혼생활을 지속할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말하겠지. 당신이랑 같이 살면서 항상 불행하고 화가 났었어라고. 이래서야 결혼은 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