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좀 길어질듯하여 여기서
끊어갑니다.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사람이 글로만
영화를 볼려고 하니 이 책들에 대한 제 평은 영화에 대한 책으로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책이라는 형식 자체만을
봤을때-제 기준에서- 잘 만든듯하다와 별로인듯하다 정도의 의미로 봐주면 좋겠습니다.
앞에 올린 책들은 두께도
물론이거니와 내용도 무게감이
상당히 있는 책입니다. 죄다 500페이지를 넘어가는 책들이거든요. 여디서 소개하는 책들은 앞에 책들보다는 조금
더 읽기
가벼운-양으로도,
내용상으로-책입니다.
앞에 무거운 책들을 읽다가 이 책을 읽으니 읽기가 퍽 수월하더군요. 첫째로 이 책에 나오는 영화가 대부분 본거더라구요. 아무래도 이미 본 영화에
대한 내용이니 공감하기도 쉬울뿐더러 미리 말했다시피 제가 보는 영화래야 할리우드 영화들, 즉 여기에 소개되는 영화는 주로 성공한 흥행작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내용 자체는 쉽고 나름
재미도 있었으나 철학이라는 면과의 합을 보자면 약간 가우뚱하더군요. 영화도 전문이 아니고 철학도 전문이 아니긴 제가 이런 평을 하긴 뭐하나
속된말로 약간 개똥철학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너무 성공한 흥행작들만 가지고
평을해서 삐딱하게 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자아성찰을 조금 해보긴 했지만 다시 봐도 역시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곳을
직접 방문하고 쓴 영화+여행기 정도 되는 책입니다. 여행기이되 일반 관광지가 아니라 영화의 배경이 되는 풍경만을 보고 오는 내용이죠. 비슷한
책으로 필름 속을 걷다라는 책도 내셨는데 그것도 봤었습니다.
근데 필림 속을 걷다는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이 책은 엄청 재미있다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전작보다 못하다기보다 그 몇년사이 영화에 대한 제 열정이 너무
식은거죠.
그 책을 읽을때만 해도 영화관에 가서
영화도 보고 신작중에서 보고싶은 작품도 나름 체크하고 안되면 비디오라도 빌려보고 하던 시절이었는데 요즘은 통 안보거든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나름 할일은 많고 하다보니 요즘 제 관심사에서 영화가 멀어지고 말았거든요. 거기는 물론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데 따르는 피곤함도 있어요.
약속을 정하고, 표는 누가 사고, 저녁은 누가 사고, 저 놈이 핸드폰을 받네, 저 애새끼는 왜 저렇게 우냐, 코까지 고는건 너무한거 아니냐
등등의 피곤함을 감수하기가 싫더라구요.
그런데 진짜 이상한건 다운받아서 보는
영화는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요즘은 걍 안보게 되서 이렇게 책으로 읽고 있는데 이것도 참 이상하다면 이상한 인간인거죠. 영화를 책으로 볼려고
들다니...
책 자체는 나름 재미있어요. 단지
공감이 가지 않을뿐. 전 아무리 영화가 좋아도 그 배경을 보러 갈 생각이 없거든요. 존재하는 공간이긴 하지만 영화에 존재하는 그 공간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일종의 허구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내용은 재미있어요. 이동진님 글, 좋아요.
이건 약간 착각해서 산 책들.
자서전이라고 생각해서 샀지 뭡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네요. 이 두분이 자서전을 낼 만큼 나이가 있는게 아닌데...
류승완의 본색과 박찬욱의 몽타주는
인터뷰 모음집 정도 되는 책입니다. 두 분이 이런 저런 매체에서 한 인터뷰나 기고한 글 같은걸 모아놓은 책이죠. 재미는 있지만 약간 잡문 모음집
같은거라서 깊이가 좀 없어요. 너무 여기저기 낸 짧은 글들의 모음이라서 읽고도 두 사람의 모습이 그닥 그려지지 않아서 조금 별로. 그나마
박찬욱님의 몽타주가 좀 더 나아요. 이동진님의 부메랑 인터뷰가 내용이 더 좋고요. 좀
더 진지하고 세세하고.
박찬욱의 오마주는 괜찮았어요.
우리나라에서 비디오로 발간된-즉, 약간 비흥행작들-영화들에 대한 리뷰입니다. 3-7페이지 정도 되는 내용으로 요약되어 있는데 줄거리가 소개되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고 한데 그것과 상관없이 재미있더군요.
영화광이나 영화감독 정도 되지 않는
이상은 이 책에 나와있는 영화를 전부 본 사람은 거의 없을것 같지만 안 본 영화에 대한 소개라는 점에서도 괜찮았고,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한
글로도 괜찮았어요. 이 책 조금 추천.
여러해에 걸쳐 사모은 영화에 대한
책을 요번에 일시에 클리어. 역시 영화는 보는것이 진정한 맛. 읽는것도 나름의 재미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보는것만은 못한 법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앞으로도 이제 그다지 영화를 많이 보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책은요? 지금은 더 안봐라고 하지만 이동진님이나 정우열님이
새 책을 내신다면 살것 같네요. 그 책이 좋으면 우와~~라고 감탄하면서 또 이렇게 영화관련 책들을 긁어모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