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서 쟁여둔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집을 일제히 섭렵했습니다. 이 분의 에세이를 특히 좋아하는터라 제목을 봐서는 어디서 본것 같은 제목도 보이더군요. 게다가 에세이라서 줄거리가 있는것도 아니고 하니 미리보기로 조금 본것 갖고는 이게 본건지 만건지 싶었습니다. 더구나 시기가 요즘 것이 아니라 2-30년전에 쓰신 글인지라 이걸 내가 갖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거든요. 솔직히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이름이 붙은 에세이집은 안산게 없는지라.

하지만 좋아하는 분의 작품이고 해서 결국 구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막상 사서 읽어보니 더러 읽어본 내용도 있었지만 전혀 처음보는 내용도 많았어요. 해뜨는 나라의 공장같은 경우는 전체가 처음보는 내용이 확실했구요.

읽으면서 역시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진면목은 에세이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분 작품도 좋긴한데 솔직한 감상을 말하자면 그다지 마음에 안드는것도 많거든요. 보면 상실의 시대를 제외하고는 작품 전체가 약간 현실과 다른 공간이 모호하게 이어져있는 내용인데 판타지도 아니고 SF도 아니고 뭐라 말하기 애매한 영역이거든요. 환상문학이라고 평하기도 그런데 현실세계를 다룬 소설도 아니고하니 전 그닥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 솔직히 소설도 다 읽어보긴 했습니다만 상실의 시대 말고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근데 에세이는 너무 좋아요. 이 분 에세이 중에 마음에 안드는건 하나도 없습니다. 다 좋아요. 이번 작품들도 역시나 기대를 배반하지 않더군요. 읽는 내내 기분 좋게 읽었습니다. 이 분은 특히나 에세이를 진짜 많이 쓰는 축에 드시거든요. 이런 일상의 사소한 사건을 읽으면 웬지 모르게 진짜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들어요. 그저 그렇게 사는게 인생이지, 하지만 그런것도 나쁘지 않아-라는 점을 직접 말로 하지 않아도 느낄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런걸 또 대놓고 말하면 듣기 싫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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